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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거제 여행

by 머구리1 2022. 7. 12.

지난주 토요일 

집 근처에 사는 다른 두 부부와 함께 거제 여행을 갔다.

거제는 예전에 업무상 출장을 자주 갔던 동네다.

하는 일이 조선 관련업이다 보니 삼성과 대우 두 곳의 조선소에 엔진 탑재를 위한 기술지도 출장을

매 엔진마다 한 사람 이상씩은 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직을 맡고 나서는 거의 못 갔고, 간접 지원부서로 옮기고 나서는 아예 갈 일이 없어졌다.

해서 아내와 두어번 여행을 가 본 적은 있지만 그것도 제법 오래된 일이다.

이번에 보니 새로운 길도 많이 완공되어 있어서 많은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거제도의 도로를 다니다 보면 제주도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 여행은 이웃에 사는 부부들과의 여행이다.

아내가 잘 어울리는 집 앞의 세탁소 주인과 또 다른 언니 부부와의 여행인데 한 달쯤 전에

여자들 셋이서 시골 고향집에 여행을 갔다가 재미있다고 이번에는 남편들도 끼워서

같이 가자고 해서 따라나선 조금은 어색한 길이다.

제일 큰 형님이신 서울 형님 부부는 올해 74세와 69세의 부부고

세탁소 부부는 69세와 63세로 모든 부부가 나보다 나이가 많아서 어쩌면 더 편했다.

다들 또 여행에 대한 생각이 나하고 같아서 더 마음이 편하기도 했다.

난 여행을 관광과 휴식으로 나눈다면 휴식 쪽에 더 많은 비중을 준다.

국내 여행이든 해외 여행이든 여기저기 많이 다니는 것보다는 한곳에 집중해서 보는 편이고

또 휴식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아울러 여행 가서 돈 아끼려 하는 사람들도 이해를 못 하는 편이다.

여행이란 게 돈 쓰려고 가는 것인데 거기서 돈 아끼려고 궁상 뜨는 것을 보면 싫다.

다행히 두 부부가 모두 생각이 같아서 좀 더 즐거운 여행이 됐다.

해서 음식도 따로 준비하지 않고 모두 사서 먹었다.

숙소에서도 그냥 회를 준비해서 간단하게 술 한잔 하는 정도였다.

 

서울 형님이라고 부르는 분이야 이곳에 온 지 얼마 안 됐지만 세탁소 형님은 집 앞에서 알고 지낸 지가

30년이 다 돼가지만 그동안 어울릴 기회가 없었다.

20여 년 전에 내가 스킨스쿠버 할 때 먹을 것 좀 잡아오면 같이 소주 한잔씩 하고 했는데

형님이 술을 좋아하지 않다 보니 그 뒤로는 같이 자리를 할 기회가 없었다.

여자들 덕분에 남자들이 모인 케이스다.

 

창원에서 거제는 거가대교를 타고 가는 길이 제일 빠르다.

승합차를 가지고 있는 세탁소 형님이 운전을 하기로 해서 그의 의견에 따라 통영방향으로 길을 틀었다.

마창대교를 통과해서 가는 길인데 내가 운전하지 않은 여행길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운전하지 않고 떠나는 여행길은 더 편하고 좋다.

급한 것도 없으니 길가에 세워서 바람도 쐬어 가면서 거제에 도착해서 첫끼를 점심으로 맞는다.

"남천해물 전문점"이라는 곳으로 거제 출신인 세탁소 형수님이 추천한 곳이다.

아주 만족!

해물탕 해물찜 공히 대자가 6만 원인데 대자 하나면 4명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린 여섯이지만 해물탕 대자 하나와 해물찜 대자 하나를 했다.

밥은 별로로 돈을 받는데 큰 양품에 주는 것으로 보아 비벼 먹으라고 주는 것 같다.

우린 음식 양이 많아서 비벼 먹지는 않았고 그냥 해물탕과 해물찜 위주로만 먹었다.

양이 아주 많았지만 워낙 맛있어서 남기지 않고 다 비웠다.

덕분에 오후 내내 배를 안고 다녀야 했다.

 

점심을 먹고는 드라이브를 겸해서 남부면 쪽으로 빙빙 돌았다.

도로마다 길가에 보라색 흰색 수국이 가득이다.

수국이 거제의 시화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저기 도로 변마다 수국이 많았고

남부면 어느 곳에서는 수국 축제도 하고 있었다.

아쉽게도 조금 늦어서 수국이 서서히 지고 있는 것 같았다.

 

가는 길에 들린 식물원이다.

돔형으로 되어있어서 내부가 온실이라 열대 식물들을 많이 심어 놓았다.

실내다 보니 많이 좁지만 구불구불 길을 잘 배치해서 다 돌려면 시간이 제법 걸린다.

입장료는 5천 원인데 우린 세 사람이  경로우대라 거금 3천 원을 아꼈다.

그런데 아직도 경로우대는 많이 어색하단다.

https://www.geoje.go.kr/gbg/index.geoje

 

거제식물원

거제식물원

www.geoje.go.kr

 

 

여기저기 들리다 보니 숙소 입실 시간이 다 지났다.

장승포 신부시장 어느 횟집에서 감성돔과 쥐치로 회를 떠서 숙소로 향한다.

 

숙소는 '홈포레스트 레지던스 호텔"이다.

이번 여행이 계획 없이 갑자기 정해진 것이다.

지난주 월요일에 전화가 와서는 여행가게 숙소 좀 잡아보라고 해서

갑자기 잡다 보니 좋은 곳은 이미 예약이 끝났다.

바닷가에 있는 펜션들은 이미 예약이 끝나서 잡기가 어려웠다.

해서 거제 대우조선 뒤쪽에 있는 이곳을 잡았다.

이름은 호텔이지만 콘도라고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그냥 34평 아파트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방이 세 개에 거실이 넓어서 세 식구가 지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토요일 이어서 21만 원이었는데 평일에는 더 싸다.

인터넷에 찾아보면 관련 정보가 많이 있다.

숙소 주변에 보면 이런 조선소 건물들이 많이 보인다.

http://residence.homefourest.co.kr/

 

홈포레스트 레지던스

거제도 레지던스, 거제도리조트, 거제도펜션, 거제도깨끗한펜션, 거제도여행, 거제도옥포펜션

residence.homefourest.co.kr

 

 

 

대강 옷을 갈아입고 저녁 준비를 한다.

점심을 워낙 잘 먹어서 특별히 밥이 생각나는 사람은 없나 보다.

준비한 회와 약간의 고기를 구워서 저녁 겸 소주 한잔으로 때우려 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나를 제외한 남자 두 분이 술을 못한다.

많이 먹어야 소주 한잔이란다.

결국 술 먹는 사람은 나와 제일 큰언니 되시는 분 밖에 없다.

우린 이미 낮에 해물찜과도 소주 한 병을 마셨다.

그러나 술을 안 마셔도 재미있게 놀 줄을 아는 분들이다.

술은 달랑 소주 2병과 맥주 2캔으로 끝났지만 어느 여행보다 유쾌하고 즐거웠다.

 

 

아침 일찍 숙소 주변 산책길을 나섰다.

숙소 주변에 바닷가 따라서 산책로를 잘해 놨다.

옥포중앙공원 아래쪽 해안길이다.

돈 내고 가는 관광지보다 훨씬 멋있었다.

거제시에서 관리를 하는지 관리상태가 아주 좋았다.

경치도 좋고 물도 깨끗하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대우조선의 그림도 웅장하다.

협력업체가 파업 중이라는 대우조선은 약자의 투쟁이어서인지 별 뉴스를 만들지 못한다.

직영이 파업을 하면 뉴스를 도배하지만 협력업체가 파업을 하면 지방 뉴스에도 잘 안 나온다.

딴 얘기지만 우리나라 조선업은 일본의 전철을 밟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조선업은 노동집약적인 산업이어서 많은 인원을 필요로 한다.

즉 많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준다는 얘기다.

원가 최우선주의로 모든 것에 최우선으로 원가만을 생각하던 일본의 조선 사업은 그 때문에 망했다.

우리나라도 원가절감한다고 계속해서 외주화를 진행한 결과 지금 대부분의 조선소는

외주 비율이 70% 정도 되지 싶다.

직영 인원을 뽑아서 기술력이 유지되어야 하는데 원가만을 생각하는 경영주는

싼값에 외주화를 진행한다.

신입사원을 모집하지 않으니 결국은 어느 시기에는 고부가 가치 선박은 만들지 못할 것이다.

외주화를 시키면 인건비는 낮겠지만 기술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일본의 조선업이 무너졌지만 알면서도 그대로 따라간다.

이는 경영자의 문제만이 아니라 기득권만을 지키려는 노조의 문제도 같이 있다.

 

 

돌아가는 길은 거가대교를 타기로 했다.

가는 길에 있는  '매미성'이라는 곳을 들리기로 했다.

태풍 '매미'때 무너진 해안을 개인이 다시 쌓아서 관광지화 시켜 놓은 것이란다.

주차장도 넓고 사람도 엄청 많았다.

주차장에는 주차 관리요원도 많다.

그런데 바닷가로 내려가 보니 "이게 뭐지?" 싶다.

여기를 왜 오지?

아무것도 없다.

해안에 돌 벽돌 몇 장 쌓아놓은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인터넷에는 거제여행 필수 코스라는 둥 광고를 많이 해 놨는데

실제로 가보면 너무 볼거리가 없다.

뭘 보려고 이렇게 사람이 많이 오는지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도 반응은 비슷하다.

피식피식 웃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절대 가지 말 곳이다.

아마 커피점이나 장사꾼들만 좋은 일 시키지 싶다.

아무것도 볼거리가 없는 곳에 사람만 바글바글이다.

기름값이 아깝다.

 

그냥 가기가 아쉬워서 들려본 '맹종죽 테마파크'다.

담양에 있는 죽녹원을 따라한 것 같은데 규모는 더 작다.

입장료가 4천 원인가 그랬다.

그냥 산책길 정도다.

대나무 그늘이 있으니 여름엔 걸을만하다.

그래도 매미성 보다는 낫다.

갑자기 든 생각이 내가 알고 있는 우리나라 토종 대나무는

이렇게 굵지 않은데 여기 대나무는 엄청 굵다.

우리나라의 또 다른 토종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이 굵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맹종죽이라는 대나무 자체가 굵은 종이란다.

호남죽, 일본죽, 죽순죽이라고도 불리며 맹종이라는 말 자체가

중국의 고사성어에서 나온 것이란다.

http://www.maengjongjuk.co.kr/

 

거제맹종죽테마파크

맹종죽을 이용한 창조적 활용과 보존을 통하여 죽림욕을 이용한 치유, 바다경관과 환경예술을 접목한 경관치유, 맹종죽을 이용한 체험놀이 치유가 가능한 죽림테라피 공간입니다. '바다가 보이

www.maengjongjuk.co.kr

 

돌아오는 길에 진해 수치라는 곳에서 장어구이를 늦은 점심으로 먹고 귀가를 했다.

처음 여행을 가본 분들과의 동행이지만 즐거운 여행이었다.

다음에 한번 더 같이 하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정해진 날은 없지만 

한두 번은 더 갈 것 같다.

다음엔 괜찮은 섬이 있다고 해서 그곳을 가 볼까 한다.

 

여행은 "어디를 가는 것보다 누구와 가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에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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