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갑1 회갑 回甲 내 할아버지들의 회갑은 하얀 두루마기로 기억된다. 아버님 여덟살 때 돌아가신 친조부모님은 뵐 수가 없었으나 할아버지의 다른 형제 분들은 모두 뵈었다. 친할아버지의 형님인 큰할아버지 부부가 계셨고 고모할머니가 한분 그 아래로 작은할아버지 두 분이 계셨다. 그분들의 회갑시에는 항상 하얀 두루마기를 입었었다. 꼭 회갑이 아니라도 어디 나들이를 할 때는 매번 두루마기에 갓까지 쓰고 길을 나섰었다. 하얀 두루마기에 긴 곰방대가 환갑쯤 된 노인들의 모습이었다. 문명이 산에 막힌 지리산 골짜기다 보니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동네 어르신들은 크고 작은 행사때 대부분 한복을 입었었다. 그 당시의 회갑은 큰 마을 잔치였다. 마당에 멍석들 깔고 잔치상을 크게 차리고 마을 사람들의 축하를 받았다. 먹고살기 힘든 시절이니 회.. 2021. 11.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