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보름 전쯤인가
시장 도로변에서 장미 두 나무를 샀다.
고향집 울타리에 가지를 걸치면
멋질 것 같아서다.
임시로 마대포대 처럼 생긴 화분에
심어서 뿌리가 내리기를 기다렸다.
시골집은 마당이 콘크리트여서
마당에 직접 심을수는 없다.
계속 분갈이를 하는 것도 귀찮을 것
같아서 한 달쯤 후에 대형 화분을
두 개 사서 옮겨 심었다.
보름정도 지나니 드디어 꽃이 핀다.
한 그루는 백장미인데 이제 망울을
맺은 것을 보니 내일 창원에 다녀오면
꽂을 피울 것 같다.
키우기는 커녕 화분을 잘 죽이는 내가
살린 것도 하나 더 생겼다.
이렇게만 크면 내년 여름에는
울타리 가득 장미가 주렁주렁
달리지 싶다.
반대로 꽃잔디는 폭망이다.
웬만하면 잘 산다는 꽃잔디가
이상하게 번식도 안 되고
잘 크지도 않아서 의아해했는데
이번 장마에 보니 여기가 물이
안 빠지는 곳이었다.
물이 고여있다가 물이 빠지니
잔디잎이 노래진다.
조금 더 지켜보다가 안되면
다른 곳으로 옮겨 심어야겠다.
이렇게 또 하나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