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김여사의 발병과 치료 과정을 기록하여 놓은 기록장이다.
행여 나중에 또 도움이 될까 하여 기록을 한다.
발견
두달전쯤 어느 날 아침에 장난처럼 만져본 김여사의 오른쪽 가슴에 뭔가 몽우리가만져지는 것 같다.
김여사에게 이야기했으나 그냥 장난으로 여기게 된다.
출근 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김여사 혼자서 자가 진단을 하니 결국 혹이 만져진다.
창원 모자연 병원에서 진찰 후 조직 검사를 해놓고 대기함.
1주일 후 조직 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그냥 단순한 물혹이라고 하여 잊어버림.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금년 종합검진을 창원 파티마 병원으로 변경하여 한번 더 검사를 하여본다.
파티마 병원에서 석회화일 것이라고 진찰을 하였으나
불안한 마음에 다시 조직 검사 및 CT 등 정밀 검진을 요청한 후
검사를 실시하게 되었다.
1주일 후 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전혀 상상도 못 한 결과가 나왔다.
아무렇지 않은 듯 이야기하는 김여사가 더 안쓰럽다.
유방암으로 판정 받음
유방암 초기이며 파티마에서 수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아울러 유방암 수술 시 쓸개 쪽 염증도 같이 수술을 하자고 한다.
초기라고는 하나 암이라는 이름 자체가 걱정을 하게 함.
고민을 하여 본 결과 다시 한번 더 확인을 하여 보자고 결정하고
모자원, 삼성병원을 다시 가 봄.
모자원에서는 자기들이 판단을 잘못한 것 같다고 하고
파티마에서 암이라고 했다면 암이 맞을 것이라고 한다.
결국 서울에 친구에게 연락을 하였더니 건국대 병원에 양정현 교수와 연결이 됨.
양정현 교수는 서울 삼성병원에 있다가 건국대 병원으로 오신 분으로 우리나라 유방암
3대 명의라고 한다.
4월 30일 새벽 4시에 출발을 하여 건국대 병원으로 가게 되었다.
제일 바라는 사항은 창원에서 한 검사 결과가 오진이기를 바라본다.
다행히 친구가 부탁을 하여서인지 전임 안내원이 나와서 처음부터 끝까지 옆에 붙어서
안내 및 설명을 하여 준다.
역시 우리나라는 빽이 있어야 하나 보다.
이분은 나중에 주차권 및 수납 업무까지 직접 다 일일이 챙겨 주더라.
자기 실장님이 직접 지시를 했다고 하는데. 너무 고맙게 잘 처리해 주었다.
살면서 이런 서비스는 처음 받아 본다.
맨 처음 간 곳이 유방암 센터..
아예 유방암 전용 진료 부스가 있다.
양정현 교수님의 몸값이 비싸서 인지 일반병원 하고 진료 방식이 다르다.
진료실 방을 세 개 잡아놓고, 새끼 의사 한 명과, 간호사가 차트 및 사진 자료들을 컴퓨터에
올려놓고 환자가 대기하고 있으면 원장님이 들어와서 진료 및 상담을 하는 방식이다.
차트 찾고 자료 올리고 하는 시간도 아깝다는 이야기다..
진료 결과를 기다리는 마음이 긴장된다.
-유방암이 맞고, 일단 0기는 아니고 1기 정도 예상이 되며, 부분 절제로 가능할 것 같다,
그리고 다른 것은 일단 수술을 해봐야 알 것 같다.
파티마에서 결과가 오진이 아닌 것이 약간은 실망스럽지만 초기라고 하니 또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5월 12일 입원하여 5월 13일에 수술을 하자고 한다.
(그냥 오늘 입원할 거라고 보따리 다 싸 왔는데...)
그리고 칭찬받았다
원장님이 어떻게 발견했냐고 해서 김여사가
남편이 찾았다고 하니, 훌륭한 남편이라고 칭찬하더라..ㅎㅎㅎ
그리고 이미 문제가 있었던 쓸개 쪽도 같이 수술을 했으면 한다고 부탁을 드렸다.
그럴 경우는 그쪽 의료진 하고 같이 날짜를 다시 잡아야 한다고 하더니
결국은 같은 날짜에 수술을 하기로 하고, 검사만 추가로 받기로 했다.
5월 8일에 쓸개 쪽 검사를 다시 받기로 한다.
(아~ 서울 한번 올라오는 것이 얼마나 힘든데..)
그리곤 지루한 검사가 계속된다.
유방 초음파,골밀도, 심장 초음파.무슨 뼈검사.심전도, 혈액, 소변,기타 등등
마지막으로 MRI까지
저녁 6시가 넘도록 꽉 짜여진 검사가 끝없이 계속된다.
분 단위로 계획된 검사들이 어긋남이 없이 돌아간다.
중간에 친구 경옥이가 점심을 먹자고 하였으나 김여사 혼자 두고 갈 수가 없어서
같이 굶기로 했다.
사실 밥 생각이 통 없었다.
여기서도 빽이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중간중간 검사할 때마다 수납을 할 필요가 없더라.
다 알아서 하니, 그냥 검사만 받으면 된다.
친구 덕분에 편하게 검사를 받았다.
지루한 검사가 끝난 시간이 6시를 넘겼다.
진짜 힘들다..
오늘 하루 토마토 주스 한잔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는데 배가 안 고프다.
어제저녁부터 못 잤더니 몸이 파김치다...
원래는 바로 내려 갈려고 했으나
경옥이의 권유도 있고, 나도 너무 피곤하여 경옥이네 집에서 하루 쉬어 가기로 했다.
그런데 서울에서 운전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어떻게들 사는지 신기하다.
네비 김양까지 같이 헤매는 바람에 같은 자리를 뺑뺑이를 돌고
또 지나쳐버려서 시장통 같은 좁은 길로도 가고,,,
헤매고 헤매다 저녁 늦게나 친구 집에 도착,
배려심 많은 친구 부부가 밖에 나가면 피곤하다고
집에다가 저녁 준비를 다 해 놨다.
아~ 이 원수를 어떻게 갚나?
너무 고맙다..
친구 덕분에 푹 잘 쉬고 다음날 아침 일찍 창원으로 내려왔다.
난 잘난것도 없고, 돈과 권력이 있는 것도 아닌데 친구는 참 잘 뒀다.
경옥이나 병환이 모두 자신들 일같이 너무 잘해준다.
이들에게 진 빚을 어떻게 갚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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