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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얼떨결에 본 남진 콘스트...

by 머구리1 2015. 2. 13.

언제 쯤인지 정확한 기억은 없다.

인터넷에 찾아 보니 2009년도

진주 유등축제 기간이었던것 같기도 하고...

 

진주에 친구 부부를 만났다.

고등학교때 부터 두 놈다 집이 지독시리 가난하다는 공통점 때문에

가까이 지낸 친구다..

그당시 이 친구는 진주에서는 몇 손가락 안에 꼽히던 제법 큰 회사의 사장님이었다..

(제길헐 그런데 난 뭐했지??????)

 

점심때쯤 만나서,

대낮에 술 마시기도 어중간하고 해서 일단 점심을 먹고 나니 시간이 애매하다..

그때 보니 광고판이 보이더라..

남진 콘스트

 

 

 

진주 문화회관인가 예술의 전당인가 하는 곳인데 남강변 하류에 있던

꽤 큰 공연장이었다.

친구가 어떻게 하더니 표 4장을 구해서 왔다.

 

 

시간이 되어서 입장을 하려고 공연장을 간 우리는 공연장에 붙어 있는

플랭카드를 보고 똥 씹은 얼굴이 될수밖에 없었다.

 

 

 

 

남진 이라고 크게 쓰 놓은 글자 옆에 쪼맨하게 붙어 있는 孝 ...

니미럴 급한 마음에 남진 만 봤지 뒤에 글자는 안 봤다.

아~ 미치겠다.

아~ 이건 아닌데...

아무리 그렇지만 우리가 아직 효도 공연 볼 나이는 아닌데...

 

 

그렇지만 꽤 비싼 입장료가 아까웠던 우리는 포를 버리지 못하고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공연장 입장과 동시에

"아~~ 잘못 들어왔다" 라는 것을 눈으로 확인 할수 있었다..

 

정말 효도 잔치 답게 어르신들만 가득찬 공연장...

50대라고는 통 보이지도 않고...

60대라고 보이는 분도 몇 안 되어 보이고..

대부분이 최소 70대 이상...

거기다가 정말 죄송한 이야기지만 지팡이나 보행기에 의지한

노인 분들도 많았다.

비록 끝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40대인 우리가 낄 자리가 아니었다..

 

그렇지만 워쩔껴, 이미 들어왔는걸..

 

화려한 무대가 걷히면서 쑈가 시작된다.

남진 쑈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굉장히 무대가 화려하다.

거기다 또 남진이란 가수가 어떤 가수인가?

쑈맨쉽이라면 둘째 가라면 서러운 사람 아닌가?

동양의 엘비스 프레슬리다.

화려한 무대에 화려한 무희들 그리고 화려한 옷을 입은 남진...

환상적이 쑈가 펼쳐졌다.

 

물론 혼자만...

 

객석에 노인분들의 표정은 그냥 "전국 노래 자랑"이나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아니 더 못한것 같다..

흐뭇하게 웃고 계시는 분...

비록 박자는 안 맞지만 박수라도 쳐 주시는 분..

그냥 멍하니 보고 계시는 분...

개중에는 아예 주무시는 분도 계시고..

전화기가 잘 안 들리는 지 큰 목소리로 며느리와 통화 하는분도 있다.

 

쑈는 이제 절정으로 치닫는다..

저푸른 초원위에 님과 함께 그림 같은 집을 지어도 객석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엘비스 프레슬리로 넘어간다..

 

"오빠 오빠 이~불펴~~"하던 burning love

함 들어봐 얼마나 신나는지..

그냥 어깨가 덜썩 거리지..

그렇지만 초정절 고수 우리의 할매들은 이정도 흥에는 끄떡도 없으시다..

결국 남진이 하나를 더 던진다..

 

 

 

 

사냥개를 함 풀어본다..

Hound dog이라는 사냥개가 마냥 미처 날뛴다.

 

 

 

자 지금 스피크 볼륨 올리고 함 들어 바바...

이게 좀 신나?

동양의 엘비스 프레슬리라고 부르는 남진이 진짜 프레슬리보다

더 신나게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부른다..

여전히 객석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괜히 박수 치고 있는 내가 참 미안해 진다.

박수 치는 사람들이 더 이상한 사람이 되어간다.

 

드디어 더 이상 참지 못한 남진이 무대를 박차고 들어가 버린다

는 아니고...

객석으로 내려 온다.

무대에 무희들은 가수 없이 춤만 추고 있고

남진은 객석에 내려와서 누가 이기는 지 내기나 하듯이

할매들과 악수고 하고 포옹도 하고 하려는데

할매들은 여전히 무반응..

얘가 누구지? 하는 표정이다.

배상룡 인가?????

이제 남진이도 썩소를 하고 있다.

아마 이런 무대는 첨 서 봐을껴...

 

덕분에 적극적으로 호응한 어린이가 된 우리는 악수도 하고 사진도 같이 찍고 했다.

그 사진 어디 갔는지 몰라...

남진보다 나훈아조용필이 과거던..

제일 좋아하는 가수는 산울림과 김창완이지..

그 다음이 송골매 배철수고..

 

결국 1층 전 객석을 미친놈처럼 뛰면서 한바퀴를 다 돌아도 반응이 없자 무대로 다시 올라 가더만.

다시 무대에 올라간 남진은 객석에서 앵콜이 안 나오자..

자진해서 앵콜송 하나를 더 부르더니 조용히 무대 뒤편으로 사라졌다.

 

남진 콘스트 최고의 굴욕이 아니었을까 싶다.

아무리 유명하고 쑈맨쉽이 뛰어난 연예인도 결국은 관객을 잘못 만나면

전국 노래 자랑에 아마추어 만도 못한 대접을 받는 다는 사실...

 

아울러 효도공연 보내는 사람들은 최소한의 분위기 파악은 해서 보내자.

7~80 된 할매들에게 남진,서태지 조용필 쑈 보내 봐야 주무시다가 온다.

그분들께는 차라리 이름 없는 트로트 가수나 김세레나 같은 민요 가수들이 훨씬 낫다.

 

시장에 각설이 공연하는 분들이 그분들께는  서태지 급이다..

 

괜히 불편한 의자에서 10만원씩 들여서 재울 필요 없잖어?

 

그쟈?

 

이게 그당시 사진인것 같다.

이렇게 화려한 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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