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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중년

by 머구리1 2018. 12. 19.

중년



퇴근길
족발 곁들인 소주몇잔의 취기
누군가 꺼낸

돌아가신 아버님 얘기에
눈시울이 붉어지는
난 중년이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훨씬 짧음에
뒤돌아본 세월
하나 제대로 이룬것 없는 듯한 삶이
내 이마에 주름만큼이나 쓸쓸하고
그래서 찬바람이 시린 등 뒤
이파리가 몇개 남지않은
학교앞 은행나무가 서럽다.


행하지 못하고 대상을 잃은
죄스러움에
차마 내 아이들에게
꺼내지 못하는 孝라는 단어
어느순간
내가 눈물흘렸던
아버지의 삶을 나 또한 따라가고 있고
자식들의 생일선물에
눈시울이 붉어지는
그래서
또 중년이다.

아직내가 있음에 고맙도
오늘 어제를 추억하듯
내일 또 그리워 할 오늘이기에
숨 한번 크게쉬고 바라본
멀리 단풍진 산도
아름다우니
이 또한 중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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