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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일상의 주말

by 머구리1 2020. 10. 26.

나이가 들어가니 참 어려운 게 노안이다.

좀 덜 보여도 괜찮을 것 같은 멀리 있는 것은 잘 보이는데

가까이 있는 것들이 잘 안보여서 매번 책을 읽거나 휴대폰을 볼 때마다

돋보기를 껴야 한다.

시골집에 마련한 악기 방에서도 노트북으로 악보를 봐야 하니

악보를 볼 때마다 돋보기를 껴야 한다.

해서 거실에 있는 32인치 TV를 방으로 옮겨서 모니터로 사용하기로 했다.

대신 거실에 TV를 좀 큰 것으로 대체하기로 했는데 한 달에 한두 번 볼 TV를 새것으로 사기는 아까워서

여기저기 중고를 알아보고 있었다.

고향집에 있던 어제 아침

김여사가 당근 마트에 적당한 TV가 나왔다고 알아본다.

이리저리 대강 알아보니 그냥 괜찮아 보인다.

12만 원을 주고 TV를 받아서 집에 와서 연결해 보니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화면이 잘 나온다.

화질도 괜찮다.

다음 주에 사과 따러 가서 설치를 해야겠다.

 

이번 고향방문에는 농사일 없이 집에서 드럼과 기타만 만지다고 오려고 했는데

바람 쐬기 삼아 나가 본 사과밭에서 고무마에 발이 잡혔다.

동생이 안 보여서 전화를 했더니 총기 허가받는 시험 치러 갔다고

고무마 줄기 좀 걷어 놓으란다.

사과밭 옆 100평 남짓한 땅에 남매들 갈라 먹으려고 고구마를 심었는데

모든 농사일이 그렇듯 힘이 많이 든다.

고구마 캐는 것은 굴삭기로 한다지만

줄기 걷는 것은 천상 인력으로 해야 한다.

잡초가 같이 있다 보니 고구마 순 걷는 일이 예삿일이 아니다.

 

동생이 굴삭기를 운전해서 고구마를 다 캐고 보니 온 삭신이 두들겨 맞은것 처럼 아프다.

내려와서는 목욕탕으로 직행해서 뜨거운 물에 푹 담그니 

약간 낫는 것 같긴 하지만 오늘 아침까지 몸살 난 것처럼 아프다.

역시 농사일은 쉬운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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