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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보일러 고장

by 머구리1 2022. 5. 24.

토요일

집에 있어봤자 낮잠만 잘 거고 해서

그냥 혼자서 길을 나섰다.

매번 아내와 같이 다니다 보니 어디를 혼자서 가는 길이 어색하고 주변에서도 이상하게 본다.

아내가 혹시 아픈지 자주 물어본다.

그냥 늙어가는 연습 중이라고 우스개 소리로 대답하고 말지만 정말이다.

 

 

고향집 마당 앞에 작약도 이제 시들어 간다.

작약이 어느 시기에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꽤 오래된 것이다.

작년에는 지저분해서 전부 베어 냈는데 다시 새순이 나서 예쁜 꽃을 피웠다.

 

 

친구의 형님집은 제법 모양새를 갖춰간다.

벽돌집이 아니라 철골 집이라 진도가 빠르다.

지난번 어버이나 왔을 때 바닥 콘크리트 공사를 했는데 벌처 외부의 형태는 거의 갖췄다.

6월 중에는 입주를 한단다.

동생도 포크레인으로 담장 작업을 하고 있었다.

아직까진 주업은 사과농사보다는 포크레인이다.

그러다 보니 제수씨가 힘들다.

매번 볼 때마다 안타깝다.

 

 

집에 창문을 열어서 환기를 시켜놓고 사과밭으로 향했다.

아직까지 솎아내지 못한 사과를 좀 더 솎아내기 위해서다.

솎아내기가 끝나고 선택받은 열매들은 제법 사과 형태를 띠고 있다.

며칠 사이에 많이 컸다.

볼 때마다 느끼지만 자연의 힘은 신비롭다.

 

사과밭에는 제수씨와 동생의 친구가 같이 솎아내기를 하고 있었다.

지난번에 가족들이 전부 모여서 한번 했고

또 전문 작업자들을 사서 작업을 하루 했기 때문에 1차 적과는 끝났고

빠진 곳과 잘 못된 곳에 한번 더 추가로 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시간 틈틈이 추가로 적과를 할 것이다.

오전 내내 하였더니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됐다.

 

점심 식사 후 집으로 돌아와서 드럼과 기타를 좀 만져봤다.

드럼은 한 시간 정도 했더니 그냥 그런대로 익숙해진다.

기타는 오랫동안 안 만졌더니 잘 안 맞는다.

손가락도 아프다.

일렉 기타로 치면 손가락이 덜 아프겠지만 소리가 맘에 안 든다.

일렉기타 통기타 각각 1시간씩 정도 만져보고 끝.

 

동네 한 바퀴 돌다 보니 울산에 친구가 와 있어서 그 집에서 시간 좀 보내다가

친구 모친에게 보일러 정보를 들었다.

지난번부터 집에서 온수를 사용하면 물에서 기름 냄새가 났다.

방에서도 기름 냄새가 날 때가 있다.

여기저기 다 알아봐도 원인을 모르겠다.

함양에 보일러 기술자를 불러서 물어보니 

"바닥에 기름이 흘러 있는데 그 기름이 보일러실 바닥으로 스며 들어가서

온수용 엑셀 파이프에 스며들었단다."

그러면서 자신도 이해가 안 간다고 한다.

무슨 말인지 참.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기름이 보일러실 하부 콘크리트를 뚫고 들어간다는 것도 말이 안 되고,

설령 들어갔더라도 플라스틱 계열 재질인 엑셀 파이프를 타고 들어간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창원에 내려와서 보일러 회사에 전화를 해서 물어봐도 답이 안 나온다.

보일러 하고는 관계가 없단다.

 

그런데 친구 어머님께서 지난번에 마을회관에 같은 문제가 있었단다.

물에서 기름 냄새가 났다는 것이다.

그때 보일러실에 기름이 흘러서 보일러실 바닥이 기름으로 젖어있었고

그 뒤에 마을회관을 다시 지었기 때문에 결과는 모른단다.

어쩌면 보일러 전문가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해서 토요일에 보일러실을 물로 씻어내 보았다.

결과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해결이 안 되면 머리가 아파진다.

방바닥을 다 파내서 호스를 다시 깔아야 한다.

그럴 경우 너무 공사가 커진다.

일단 보일러실을 말려보기로 했으니 기다려 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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