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블로그의 글에서 찬비 때문에 농사에 피해를 입는다는 글을 읽었다.
고향인 지리산 아래에서 사시는 칠십 대의 할머닌데 내 초등학교 선배이기도 하다.
맞춤법이 틀리기도 하고 문장이 안 맞기도 하지만
그 연세에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매일매일 일기 쓰듯이 글을 쓰고 있어서 매일 읽어보고 있다.
어제 내린 비가 초여름 빈데도 차가워서 농작물에 피해가 간단다.
처음 들어보는 소리다.
요즘 날씨가 변화무쌍해서 5월 말에는 여름 같은 무더위가 한참이더니
요즘은 또 밤에 이불을 덮고 자야할만치 쌀쌀하다.
반팔을 입고 다니면 추위를 느낀다.
이런 변화무쌍한 날씨가 농작물에도 피해를 주나 보다.
일주일에 한 번씩 정도 비가 내려서 올해는 날씨가 농사를 도와준다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닌 모양이다.
한때 유행하던 소나무 재선충이 온난화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었다.
일본에만 있던 소나무 재선충이 우리나라로 넘어온 이유가
온난화로 인해 겨울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병균이 겨울에 죽지 못해서
전국적으로 번져 나간다는 말이다.
일정 부분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온난화는 우리가 못 느끼지만 많이 진행이 되었다.
어린 시절 고향마을에는 12월부터 3월까지 길이나 논에 눈이 녹지를 않았다.
산에는 겨울내내 흰 눈으로 덮여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고향마을에서도 눈 구경하기가 일 년에 두어 번이다.
여름이 더워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시골에는 열대야가 별로 없다.
낮에 덥다가도 그늘에 가면 시원해지고 밤이 되면 시원해진다.
도시의 여름은 낮이고 밤이고 다 덥다.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넓어진 건물 내부는 에어컨 바람으로 항상 시원하다.
그 시원함을 얻기 위해서는 그 냉기의 몇 배를 열기로 내뱉어야 하니
건물의 바깥쪽은 더 더워질 수밖에.
결국
더울 때는 더워야 하고 추울 때는 추워야 한다.
그래야 모두가 산다.
인간만 살아서는 지구가 유지되지 못한다.
식물도 살고 동물도 살고 곤충도 살아야 지구도 산다.
그래야 우리가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