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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정년 퇴직자를 위한 회식의 시작.

by 머구리1 2022. 10. 7.

어제저녁 오랜만의 회식을 상남동 횟집에서 가졌다.

코로나로 인해 회식문화가 없어졌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다.

 

모임 앞에 "정년 퇴직자를 위한~"이라는 어구가 붙는 첫 모임이다.

다음 주 화요일에도 한건이 잡혀있어서 아마 여나므번의 술자리가 남았지 싶다.

술이 정년퇴직자들에게 몰리다 보니 여간 고역이다.

술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동안 마신 술의 여독이 쌓인건지 해독능력이

영 떨어져서 뒷날 애를 먹는다.

 

특히 회하고 술을 먹은 날이 더 심하다.

고기종류는 좀 나은데 회나 조개요리는 뒷날 숙취가 오래간다.

다행히 어제는 저녁밥을 먹은 관계로 아침 컨디션이 그런대로 괜찮다.

 

요즘 횟집들은 기본 안주들이 잘 나오는 편인데 이 집은 가격에 비해서 별로다.

회의 양도 너무적다.

아무리 상남동이라고 하더라도

인당 5만 원 짜리라는데  한 상에 이십만 원짜리는 안 돼 보인다.

 

 

소감을 얘기하란다.

"일단 자리를 마련해 줘서 고맙다.

  첫 직장 생활한 것이 79년도니 참 오래됐고, 아마 여기에 있는 사람 중에서

  그때 태어나지 않은 사람도 꽤 많을거다.

  예전에 다른 사람들은 시원섭섭하다는데 난 섭섭한 것 없다. 시원하다.

  차후 계획은 일단 내년 3월까지는 창원에 있을 계획이니 혹시 술먹다가 생각나면

  불러주면 고맙겠고, 4월쯤 고향으로 갈 것이다.

  혹시 오도재 근처 오는 사람 있으면 전화해서 커피라도 한잔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금 와서 조금 후회스러운 것은 너무 열심히 살았다는 것이다.

  베이비 세대의 숙명일 수도 있겠지만 마음껏 즐기지 못하고 너무 열심히 산 것이

  조금 후회스럽기도 하다.

  당신들은 우리보다 좋은 세상을 받았으니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

 

누군가 옆에서 그랬다. "82일 남았습니다."

계산해보지 않았지만 맞을 것이다.

이제 남은 시간들이 더 빨라지겠지?

별 미련은 없으니 다행이긴 하다.

다른 직장을 찾을 생각도 없으니 더 다행이다.

 

오늘 저녁에 고향집에 간다.

3.5일이나 연휴니 드럼과 기타나 실컷 치다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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