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 오랜만의 회식을 상남동 횟집에서 가졌다.
코로나로 인해 회식문화가 없어졌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다.
모임 앞에 "정년 퇴직자를 위한~"이라는 어구가 붙는 첫 모임이다.
다음 주 화요일에도 한건이 잡혀있어서 아마 여나므번의 술자리가 남았지 싶다.
술이 정년퇴직자들에게 몰리다 보니 여간 고역이다.
술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동안 마신 술의 여독이 쌓인건지 해독능력이
영 떨어져서 뒷날 애를 먹는다.
특히 회하고 술을 먹은 날이 더 심하다.
고기종류는 좀 나은데 회나 조개요리는 뒷날 숙취가 오래간다.
다행히 어제는 저녁밥을 먹은 관계로 아침 컨디션이 그런대로 괜찮다.
요즘 횟집들은 기본 안주들이 잘 나오는 편인데 이 집은 가격에 비해서 별로다.
회의 양도 너무적다.
아무리 상남동이라고 하더라도
인당 5만 원 짜리라는데 한 상에 이십만 원짜리는 안 돼 보인다.
소감을 얘기하란다.
"일단 자리를 마련해 줘서 고맙다.
첫 직장 생활한 것이 79년도니 참 오래됐고, 아마 여기에 있는 사람 중에서
그때 태어나지 않은 사람도 꽤 많을거다.
예전에 다른 사람들은 시원섭섭하다는데 난 섭섭한 것 없다. 시원하다.
차후 계획은 일단 내년 3월까지는 창원에 있을 계획이니 혹시 술먹다가 생각나면
불러주면 고맙겠고, 4월쯤 고향으로 갈 것이다.
혹시 오도재 근처 오는 사람 있으면 전화해서 커피라도 한잔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금 와서 조금 후회스러운 것은 너무 열심히 살았다는 것이다.
베이비 세대의 숙명일 수도 있겠지만 마음껏 즐기지 못하고 너무 열심히 산 것이
조금 후회스럽기도 하다.
당신들은 우리보다 좋은 세상을 받았으니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
누군가 옆에서 그랬다. "82일 남았습니다."
계산해보지 않았지만 맞을 것이다.
이제 남은 시간들이 더 빨라지겠지?
별 미련은 없으니 다행이긴 하다.
다른 직장을 찾을 생각도 없으니 더 다행이다.
오늘 저녁에 고향집에 간다.
3.5일이나 연휴니 드럼과 기타나 실컷 치다 와야겠다.
'살아 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월의 끝자락에서 (4) | 2022.10.24 |
---|---|
산청 약초축제 (4) | 2022.10.12 |
알아야 면장을 하지. (4) | 2022.10.05 |
내 동생은 부처다 2 (6) | 2022.09.29 |
귀향 준비 (6) | 2022.0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