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집 수리 견적도 받을 겸 3일 연휴도 보낼 겸 고향에를 다녀왔다.
고향에 가있는 동안 가까운 산청에서 약초축제가 열리고 있어서 가 봤다.
내가 지역 축제장을 별로 좋아하지 않다 보니 가까이 있지만 가 볼 기회가 없었다.
고향마을에서 축제장까지 거리가 대략 22km고
동의보감촌까지의 거리가 16km로 가까운 곳이다.
동의보감촌이야 여름휴가 때마다 몇 번 다녀왔으니 이번에는 그냥 건너뛰었다.
사실 이번에도 가고 싶어서 간 것은 아니고 친구의 초청이 있었다.
진주에서 사업하는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가 건강관리 겸 취미 겸 해서 약초 산행을 하고 있다.
진주에서 몇 등 하는 사업체를 운영하던 친구는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인터넷 산약초 카페의 회장님이 되었다.
원님 덕분에 나팔 분다고 나도 이 친구 따라다니면서 하수오도 몇 뿌리 얻고
산삼도 꽤나 많이 얻어먹었다.
아내가 암에 걸린 초기에 퇴근 시간쯤에 전화가 와서 자기 회사에 들리라고 한 적이 있다.
그때가 초봄 정도 되었는데 어디서 구했는지 새싹이 나온 산삼을 아홉 뿌리쯤 아이스박스에
담아서는 각시 먹이라고 내게 주었다.
한 번에 몇 뿌리를 먹은 아내는 다려서 혼이 났다.
고등학교 동기인데 참 좋은 친구다.
서로 가난해서 친구가 된 케이스인데 40여 년이 지난 아직까지 마음 변하지 않고 잘 지내고 있고,
이 친구는 지금도 사업체를 잘 운영하고 있다.
약초 축제에 담금주 관련 행사를 한다기에 회장 체면도 있고 하니 술이나 몇 병
팔아줘야 하려나 보다 하고 찾아갔었다.
그런데 행사가 그런 행사가 아니었다.
주체측으로부터 초청을 받아서 돈을 받고 이벤트를 하는 행사였다.
카페 회원들이 보관하고 있는 담금주를 몇 병씩 찬조 받아서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여러 가지 술을 한곳에 부은 후, 시음회도 하고 또 한 병씩 나눠 주기도 하는 행사였다.
처음 하는 행사라 준비가 부족해서 조금 어설프기는 하지만 그래도 잘 했고
내년에도 또 초청을 받을 것 같기도 하다.
아래 술은 친구가 회장으로 있는 카페의 고문 되는 분이 소장하고 있는 담금주 들이다.
이 담금주를 가지고 전국을 다니면서 축제나 다른 행사에 전시회를 한단다.
물론 돈 받고 전시하는데 그 액수가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높다.
저 술병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저 정도 대물 하수오를 캤을 때는 얼마나 기분이 좋았을까? 와
저 병에 들어간 술은 몇 병이나 될까?였다.
못해도 소주 서너 말 이상은 들어갔지 싶다.
이 정도 도라지는 몇 년이나 묵었을까?
전시품 들이다.
이 많은 담금주들이 모두 한 사람의 소장품이다.
대단한 분이다.
축제 준비를 참 잘 했다는 느낌이다.
일단 장소가 좋다.
고속도로 IC에서 내리면 바로 축제 장소다.
내려오면서 들린 함양의 천령문화제와 비교하면 너무 장소가 좋다.
상림의 경우 고속도로 IC에서 내려서도 한참을 와야 하고
상림에 도착해서도 빙빙 돌아서 주차장을 들어가야 한다.
주차장도 넓다.
사람이 꽤 많았지만 주차장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약초축제답게 약초 판매소나 체험장이 아주 많았다.
대부분이 어떤 식으로라도 약초와 연결이 되어있었다.
상주하는 각설이 패가 없다.
어느 축제를 가더라도 한 곳에는 각설이 공연장이 자리를 잡고 있는데
이곳에는 각설이가 없었다.
물론 한 번쯤은 행사를 했을 것이고 트로트 가수의 공연도 있었겠지만
한자리 차지하고 축제 끝날 때까지 하는 각설이 장터는 없었다.
먹고 놀자판이 아니었다.
축제장에 제일 많은 먹거리 장터가 이곳에는 크지 않았다.
먹거리 장터가 축제에 빠지면 안 되겠지만 주체가 되어서도 안된다.
다행히 이곳은 식당촌이 그렇게 넓지 않았다.
아주 잘 짜인 행사로 보인다.
가까운 함양에서도 축제 시 벤치 마킹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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