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시골에 다녀온 후 케이블 TV를 보게 되었는데 마침 인간극장 재방송을 하고 있었다.
"지윤 씨의 두 어머니"
제목에서 뭔가 사연이 느껴진다.
결국 5편까지 모두 보게 되었다.
지윤 씨는 스물아홉의 여자로 양손에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고
지금은 1인 연극실을 운영하는 대표이면서 꿈을 키우는 젊은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지윤 씨는 태어나자마자 장애로 인해 버려졌다.
이야기는 지윤 씨가 생모를 찾아서 만나는 과정을 그렸다.
미국에 살고 있던 생모는 한국으로 와서 친딸을 만났다.
생모는 꽤나 인텔리였다.
65세의 나이로 대학가요제 대구경북 대표로 출전할 만큼 꽤나 진보적인 여성이었다.
생모 말로는 자기는 지윤이가 죽은 줄로만 알고 있었고
고아원에 들어가는 과정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고 했다.
지윤이 보다 나이가 많은 언니도 한 명 있었고 미국에서 같이 살고 있었다.
태어나면서 양손에 장애를 가진 지윤 씨는 태어나면서 버려진 것 같았다.
이모들도 그 과정을 모른다고 했다.
지윤 씨의 생모를 찾는 과정도 대단했다.
고아원을 찾아가서 어렵게 이모들의 연락처를 알 수 찾아서는
바로 찾아가지 않고 편지를 썼단다.
내가 누구의 딸인데 민폐를 끼칠 생각은 없으니 혹시 만날 수가 있을지를
물었고, 이모들의 응답으로 연락이 돼서 생모까지 만나게 된 것이다.
생모의 시설 위탁 과정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게 오래된 이야기도 아니다.
내 셋째 녀석과 같은 나이니 94년도라는 얘긴데 ....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양부모님 때문이다.
양부모님은 지윤이를 아기 때 입양을 했다.
그래서 지윤 씨는 성인이 될 때까지 입양아라는 사실을 몰랐단다.
본인이 대학 졸업하고 나서 이야기를 해 주었고,
혹시 주변에서 눈치를 챌까 봐서 수시로 이사를 다녔단다.
그러면서 여러 권의 앨범으로 애기 때부터의 사진을 모두 보관하고 있었고,
애기 때 처음으로 신은 꼬마 신발을 아직도 보관하고 있었다.
본인들에게 자식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미 4명의 자식이 있었다.
그렇게 지윤 씨를 입양한 양부모님은 장애를 가진 딸의 양손을
수술을 해 줬다.
둘째 손가락을 잘라서 엄지손가락으로 붙여줬고
90도로 꺾여서 고정되어 있던 손목을 다시 수술로 바로 펴줬다.
그 정도 수술이면 경제적인 부담도 꽤 컸을 것이다.
칠순의 양어머니의 이야기 중에 맘 아픈 얘기가 있었다.
"다른 자식들에게 미안했다.
몸이 불편한 지윤이에게 집중하느라 신경을 많이 못 써줬다"
입양된 딸을 위해서 친자식들을 차별한 것이다.
얼마나 큰 사랑인가.
그리고 얼마나 큰 사람인가.
이분들은 특별히 종교를 가진 것 같지도 않았다.
오히려 생모가 기독교를 종교로 가지고 있었다.
결국 종교로 세상을 교화하지는 못한다.
나이가 들면 인생이 얼굴에 나온다고 했던가.
양어머니와 아버지의 얼굴이 정말 부처님 상이었다.
말씀하시는 것도 그렇게 고울 수가 없다.
생색도 내지 않고, 오히려 생모를 동생처럼 위로했다.
참 대단한 분들이다.
내가 꿈도 못 꿀 정도로 위대한 분들이다.
우리나라가 정치인들이 개판을 치고 언론이 나라 망하라고
제사를 지내도 나라가 망하지 않고 선진국이 되는 이유가
저런 분들 때문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