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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휴일 나들이

by 머구리1 2022. 10. 31.

매주 가던 고향을 이번 주에는 쉬었다.
회사에서 행사가 있는 날이다.
매년 회사에서는 부서단위 체육대회를 한다.
휴일에 행사를 하니 휴일근무 수당까지 주면서 하는 행사라 빠지기가 어렵다.
말이 체육행사지 꼭 체육활동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낚시를 가는 부서도 있고
등산을 가는 부서도 있다.
사실은 족구나 축구같은 구기 종목을 하다 보면 과도한 승부욕 때문에
부상자가 발생해서 어느 시기부터 등산을 많이 가는 추세다.
우린 그냥 진해쪽에 힘들지 않은 바닷가 산에나 다녀오자고 했다.

진해 행암이라는 곳이다.

여기도 많이 변한 것 같다.
자주는 못 와봤지만 바람 쐬러 한 번씩 오던 곳이다.
이곳은 군시절 힘든 추억이 있는 곳이다.
해군 훈련소에서 훈련받던 시절
마지막 훈련코스를 장식하는 과정이 있는데 "행암 구보"라는 과정이다.
훈련소 6주 동안 민간인을 군인으로 만들어 놓고 마지막 테스트를 하는 과정이다.
완전군장을 하고 훈련소에서 이곳까지 왕복 구보를 하는 코스다.
천자봉 행군보다 힘든 코스이고 이 훈련이 끝나면 사실상 훈련소 생활이 끝나는 과정이라
훈련소 지휘관들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정이다.
훈련소 연병장을 출발해서 이곳까지 뛰어왔다가 휴식 없이 다시 훈련소로 뛰어가는 코스로
훈련소에 들어갈때는 훈련소장 및 전 근무자들이 나와서 일렬로 정렬 후 박수를 친다.
군악대도 동원되기 때문에 제법 머리가 쭈뼛해지기도 한다.

6주 전까지만 해도 민간이이었던 사람들이 제법 군인티가 아는 것이다.
말은 완전군장이지만 육군이나 특전사처럼 40kg 군장을 메지는 않았다.
그냥 이것저것 배낭에 넣어서 구색만 갖춘 것이다.
그래도 총을 들고 뛰어야하고 끊임없이 군가와 구호를 해야 하기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40년이 다 된 지금
아련한 추억으로 해군 신병훈련소를 본다.

산책 코스를 잘 만들어 놓았다.
이곳 말고도 들어오는 입구에 좋은 코스들이 있다.
이곳을 지나서 STX 조선 쪽으로 해서 해양공원으로 가는 길도 드라이브 코스가 괜찮다.
지방 자치제를 시행하면서 각 지역들을 많이 개발해 놓았다.
이곳은 아직까지 창원 사람들 외에는 잘 모르는 곳이라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회와 장어구이가 괜찮아서 아는 사람들은 많이 오는 곳이다.

바다 건너 보이는 곳이 훈련소다.
바다 직선거리로 보면 얼마 안 되는 거린데,
빙빙 돌아서 오기 때문에 꽤나 멀다.
지금 진해루가 있는 곳이 예전에는 훈련소 내 바다였다.
겨울 군번인 우린 심심찮게 물에 많이 들어갔다.
군기가 빠졌다는 죄명이었지만 사실은 겨울바다 입수도 훈련의 한 과정이었다.


맑은 하늘에 구름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물감을 뿌려 놓은 것 같다.




인당 5만원짜리 코스다.
회에 금가루까지 뿌리긴 했지만 양이 많지는 않다.
회 외에도 다른 요리들이 많이 나와서 양이 적지도 않다.
충분히 배가 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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