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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가을걷이

by 머구리1 2022. 11. 7.

아침 기온이 10도 이하로 내려가고 두꺼운 옷을 찾은 걸 보니 가을이 끝나는 가을걷이의 계절이 온 것 같다.

계절의 변화를 '춥다' 와 '덥다'로 만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농사일하는 사람들에겐 사계절 외에도

몇가지 계절이 더 있다.

양파를 심을 계절이 있고, 마늘을 심을 계절이 따로 있다.

오월쯤엔 사과 꽃을 따야 할 계절이 있고, 풀 베는데 많은 힘이 드는 계절도 있다.

사과 잎을 따야 할 계절이 오면 사계절 중 가을의 중간쯤 될 것이다.

지금은 사과를 따야 할 계절이다.

부처님 같은 동생은 덕을 많이 쌓은 덕분에 부르지 않았는데도 20여 명의 도우미들이 있었다.

외가에서 외삼촌들과 외숙모, 외사촌들이 오고, 우리 남매들도 한 명도 빠진 사람 없이 다 모였다.

마을에 내 친구 형님 부부도 왜 안 불렀냐고, 나무라시며 같이 도와주신다.

주말마다 고향에 들려서 농작물을 가꾸는 6촌 동생 부부도 같이 왔고,

같이 놀던 동생 부부까지 데리고 와서 연 이틀을 고생했다.

덕분에 제법 많은 양을 딸 수 있었다.

물론 아직도 며칠을 더 따야겠지만 그래도 주문받은 물량은 어느 정도 될 것 같다.

대략 천몇백 박스는 넘게 딴 것 같은데 아직 얼마나 더 나올지는 모르겠다.

동생이 사과를 너무 잘 키워서 주문받은 소(小) 자가 몇 박스 안 나온다.

큰 사과의 경우 한 번에 한 개를 다 먹기가 부담스러워서 많은 사람들이' 중' '소'를 찾는데

사과를 너무 크게 키워서 대자가 많고 소자는 거의 없다.

사괏값은 그냥 그대로 받자는 걸 내가 그러면 안 된다고 해서 오천 원씩 올리는 것으로 했다.

사과를 판지가 7년이 넘은 것 같은데 그동안 한 번도 사괏값을 올리지를 않았다.

모든 물가가 올라가고 인건비도 올라가는데 사괏값만 그대로면 결국 농사 못 지으니

조금이라도 올리자고 해서 억지로 올렸다.

최소한의 인건비라도 나와야지...

성질 급한 동생은 벌써 벼 도정까지 해 놨다.

남매들 온 김에 가져가라고 벼 도정을 해서는 전부 20kg 두 포대씩 차에 실었다.

덕분에 차가 꽉 차서 내려왔다.

주문받은 사과 몇 박스 배달하고 집에 오니 저녁 8시가 넘었다.

단풍철도 끝났는데 무슨 차가 그렇게 막히는지....

다니면서 제일 많이 막힌 것 같다.

덕분에 아침부터 온 삭신이 아프다.

이번주에 또 내려가야 할 텐데...

고향집 수리도 이제 거의 끝나간다.

싱크대 상판만 올리면 일단의 공사는 끝날 것 같다.

김 여사가 실내는 밝은 색이 좋다고 해서 몰딩만 어두운색으로 하고 나머지는

전부 밝은 색으로 했더니 너무 하얀 세상이 되어버렸다.

밝으나 어두우나 사는데 지장 없으면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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