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또 이놈의 컴퓨터가 말썽이다.
한동안 조용하더니 못된 성질 어디 못 버리고 또 행사를 한다.
이 녀석과 함께 한지도 꽤 오래됐다.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2003년에는 이 녀석을 썼으니
대략 20년은 된 듯하다.
물론 중간중간 정보 도움방에서 손은 여러 번 봤다.
그래도 애착이 많이 가서 중간에 바꾸지는 않고 계속 사용해 왔다.
중간에 정보 도움방에서 새것으로 바꾸라고 한 적은 있지만
내부에 자료 옮기기도 귀찮고 그들에게 맡기자니 남 앞에
알몸을 보이는 것 같아서 그냥 사용해 왔다.
이 녀석이 성질을 부리는 방법은 일정하다.
부팅이 안 된다.
아침에 출근해서 부팅을 시키면 눈만 껌뻑거리고 있고 일어나지를 못한다.
그러면 뚜껑을 열어서 메모리 카드를 알코올 솜으로 닦아서 끼우면 켜진다.
올해 들어서는 메모리 카드로만 만족을 못해서 비디오 카드까지
빼서 닦아야 눈을 뜬다.
어느 때는 보름 정도 또 열심히 눈을 뜨다가 성질이 많이 날 때는
매일 청소를 시킨다.
요즘은 매일 카드를 닦아서 쓰고 있다.
주변에서는 바꾸라고 하는데 두 달만 사용하면 되니 그러기도 싫다.내가 퇴직을 하면 아마도 이 녀석은 폐기가 되지 싶다.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폐기시킬 것이다.다음 달에는 내부 자료도 모두 폐기해야 할 것이다.짜달시리 옮길 자료도 없지만 개인적인 것들은 이미 옮겨놨다.용량이 큰 자료들은 회사 보안 정책상 옮길 수가 없어서 대부분 그냥 폐기될 것이다.PC를 반납하기 전에 내가 포맷을 해서 반납을 할 예정이다.그러면 이 녀석과 함께했던 나의 흔적들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그냥 PC 한 대지만20년을 쓰고 보니 정이란 게 든 모양이다.반납할 때는 내부를 깨끗이 청소라도 해서 반납해야겠다.
고생했네.네 이름이 F0360 이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