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바쁜 세월은
내 맘도 모르고
저만치 앞에서 우릴 끌고 간다.
우린 아직 갈 맘이 없는데...
한이불 덮은지 삼십사년
세월인들 아쉽지 않을까.
담벼락끝 간짓대 꼭대기에 앉은
고추잠자리 한 마리가
당신의 오십대 같아서 애처럽다.
한번 만 더 날면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은 시절
그렇게 당신의 오십대가 간다.
아쉬워 마라.
그 빈자리에 내가 있으니.
내세울 것 없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당신 위한 마음이야
세상에서 제일이다.
아옹다옹 다툴일도 없을 나이
둘이서 손잡고
서로의 지팡이가 되어
남은 세상 그렇게 웃으며 살자.
행여 남은 근심 있거들랑
오십 끝줄에 매달아
가을날 햇살에 말려 보내자.
그리고 이제 아프지 말자
매일 웃기만 하자.
쉰아홉 생일에
신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