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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눈물이 날 뻔 했다.

by 머구리1 2022. 12. 12.

 

지난 토요일

근 한 달 만에 고향집을 갔다.

사과 주문 받은 것도 가져오고 집 정리도 하기 위해서다.

가는 길에 큰딸 집에 반찬하고 가져다준다고 들렸더니

이런 것을 준비해뒀다.

 

내년 일년을 아빠 혼자 시골에 살아야 된다고 했더니 

걱정이 많이 되었나 보다.

비상약품에 돋보기 안 껴도 될 만큼 큰 글씨로 용도를 적어놨다.

 

아직 이 정도는 아닌데

아직은 자식들 걱정 끼칠 만큼은 아닌데

벌써 혼자 사는 것이 타인에게 불안하게 보일 나이가 된 것인가.

 

아내가 내년에는 시골로 들어올 것 같지가 않다.

얼마쯤은 준비기간이 필요하단다.

강요하지 않기로 했다.

마음이 내키면 오라고 했다.

그게 나도 편할 것 같다.

나도 내 맘대로 살아보고 싶다.

먹고사는 일이야 못 할 일도  아니다.

중학교 때부터 자취하던 몸이다.

워낙 산골이다 보니 중학교 때부터 자취를 해야 했다.

 

큰애에게는 그게 불안했던 모양이다.

순간적으로 눈물이 핑 돌았다.

큰애의 정성이 고맙고 벌써 이런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는 신세가 처량하기도 하다.

아직 아닌데....

아직 쌩쌩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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