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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서른네 번째 결혼 기념일

by 머구리1 2022. 12. 25.

Merry christmas 

오늘은 크리스마스기도 하지만 내 서른네 번째 결혼기념일이기도 하다.

아울러 백수 2일차다.

어제는 친구 아들내미 결혼식이 있어서 울산을 다녀왔다.

나보다 한 살 아래고 결혼도 1년 늦게 한 고향 친군데 벌써 

딸 아들 모두 혼사를 치렀다.

아직 한 녀석도 혼사를 치르지 못한 내 입장에서 보면 부럽다.

 

혹시 내 자식들도 엄마 아빠 같이 갑자기 혼사를 치르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지금의 아내는 34년 전 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렸던 쌍팔년도에

만난 지 4주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네 번째 만난 날이 결혼식장이었지 싶다.

뭐가 그렇게 급했는지는 모르지만 첫인상 하나만 보고 결정을 했고

다행히 아내는 순순히(?)  끌려와 주었다.

그렇게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결혼을 해서 아들 딸 셋이나 낳고

아직까지는 잉꼬부부니, 천생연분이니 하면서 재미나게 잘 살고 있다.

 

회사 출근은 끝났는데 아직까지 회사에서 결혼기념일이라고

난과 와인을 보내주고 있다.

이것도 이제 마지막이다.

아들내미는 제 누나들 보고 배운 게 있으니 어색하지만 작은 이벤트를 만든다.

 

작은 피자박스를 주기에 피자를 큰 것 안 사고 작은 것 샀냐고 했더니

피자 박스가 아니고 돈 박스다.

이런 것은 안 가르쳐도 잘한다.

둘째까지 연말까지 휴가를 내고 와 있어서 요즘 집안이 복작거린다.

넷이서 같이 술도 한잔하고 그런대로 재밌다.

첫째가 빠져서 그렇긴 하지만 첫째는 자주 보니 뭐....

 

다른 때 같았으면 내일 출근일이니 오늘은 마음이 답답할 텐데

출근을 하지 않으니 마냥 태평스럽게 안 자던 낮잠도 자고 한다.

백수 노릇도 익숙해져야 한다.

1월 한 달은 꼼짝도 않고 집에서 푹 쉬어 봐야겠다.

그런다고 세상이 어떻게 될 것도 아니고 천천히 살아가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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