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아들내미의 취업과 함께 차가 급해졌다.
요즘 신차의 경우 대략 1년 이상을 기다려야 하니 갑갑해진 것이다.
11월쯤에 쌍용자동차를 계약을 했다.
쌍용을 계약한 이유는 현대나 기아에 비해서 대기 기간이 반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이었다.
그 당시 현대 기아의 경우는 1년 이상 기다려야 하지만
쌍용의 경우는 5개월 만에 출고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다 12월에 시골에 사과 선별을 갔는데 일 도와주러 온 처남이 말하기를
밑져봐야 본전인데 다른 차도 주문해 보란다.
혹시 주문취소 차가 있을 수 있단다.
해서 기아 자동차에 주문을 넣어놨었다.
딜러가 처남의 처조카로 지역의 팀장이란다.
팀장들의 경우 전국에 취소 차량 정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잘하면 빠르게 차를 구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주문은 간단했다.
가솔린/4륜/시그니처/화이트
기본적인 요구 사항은 위에 있는 것이면 되지만 색상은 아무것이나 괜찮고
옵션도 저것보다 높은 것은 괜찮다고 했다.
한 달도 안 돼서 취소차량이 나왔다.
가솔린 4륜까지는 같은데 등급이 아래쪽이다.
결국 더 기다리기로 했다.
지난주 설 전에 갑자기 연락이 왔다.
또 취소 차량이 떴단다.
디젤/4륜/시그니처/에 옵션이 많다.
원하지 않는 디젤이어서 망설였다.
요즘 디젤에 대한 규제가 자꾸 까다로워져서
차를 오래 탈 생각인 내게는 잘 맞지 않을 것 같아서다.
물론 디젤이면 연비도 좋고, 힘도 좋으니 시골에 사용할 내가
타기에는 좋은 차 맞다.
당연히 더 비싸다.
요즘 차값이 많이 올라서, 좋은차도 아닌데 사천몇백만 원이다.
망설임 끝에 더 이상 기다리기는 것도 힘들어서 그냥 사기로 했다.
해서 온 차가 위에 차다.
옵션이 빵빵하다.
시그니처급에는 웬만한 사양들이 기본으로 다 들어있는데도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선루프
내차 주변을 다 볼 수 있는 어라운드 뷰인 모니터링 팩
음질을 좋게 하는 크렐 사운드
차 외관이 돋보이게 하는 스타일
순정 블랙박스인 빌트인 캠
옵션만 근 5백만 원이다.
거의 풀옵션이다.
그러다 보니 찻값도 기본에 비해서 많이 올라간다.
디젤이어서 비싸고, 4륜이어서 비싸고 이래저래 비싸다.
그래도 반짝거리는 새 차를 보니 기분은 좋다.
딜러가 아는 안면이라고 잘 챙겨줬다.
선팅도 괜찮은 것으로 해주고
유리막 코팅까지 해줬다.
트렁크 매트와 발 매트까지 주문을 해 줬다.
고맙게 이리저리 자잘한 것들도 챙겨줬다.
30여 년 차를 타면서 4번째 차를 샀다.
그러면서 대부분은 내가 원하는 차를 사지를 못했다.
항상 급하게 차를 사다 보니 내가 원하는 차보다는
빨리 나오는 차를 사게 됐다.
이번에는 여유가 있으려나 했는데 아들내미의 취업으로 역시나 가 됐다.
우야던둥 차가 나왔으니 이젠 좀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겠다.
고향에도 수시로 다녀와도 되고
김여사와 바람 쐬러 가는 것도 수월타.
마지막 차가 되지 싶은데 조심해서 안전 운전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