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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인연

by 머구리1 2023. 2. 4.

블로그를 하면서 특별히 인연을 만들어가지는 않았다.

블로그를 하는 목적이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난 기록의 목적이 제일 컸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고향에 한 분을 알게 되었다.

그냥 내 고향마을에서 산 하나만 넘으면 되는 곳이라

관심이 더 갔던 것 같다.

블로그 글을 읽어면서 조금씩 더 가까워져 갔다.

알고보기 내 초등학교 10년 선배님이었고

시골집 바로 앞집에 살던 당고모님과 친구사이였다.

일흔이 훨씬 넘은 지금까지도 국민학교 동기 모임을 하고 있단다.

블로그를 보면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 산골의 사람들 특히 딸들의 경우 대부분이 그랬겠지만

국민학교 졸업이 최종학력이신 분이다.

 

그런데도 글을 보면 연륜이 묻어난다.

더러는 맞춤법도 틀리긴 하지만 그게 오히려 더 와닿는다.

반들반들 흠집 없는 글들은 흘러넘친다.

그 연세에도 끊임없이 배움을 추구하고 즐겁게 사시는 듯하다.

지금은 영어를 더 배우고 싶단다.

그 연세에 인터넷 배워서 블로그 운영하고

영어를 배우고 싶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오늘 그분을 만났다.

인터넷을 매개체로 한 만남은 처음이지 싶다.

천왕봉이 앞마당에서 눈앞에 병풍처럼 보이는 집

내 비록 풍수는 모르지만

뒤쪽에는 산봉산이 받치고 있고 

앞쪽에는 엄천강이 흐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집터에

참 선한 눈을 가진 남편분은 

내 외삼촌과도 잘 알고 계셨다.

시골에서는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라더니 

맞는 말이다.

 

 

처마밑에는 곶감처럼 주렁주렁 매달린 메주들이

지난 한 해 힘들었던 시간들을 이야기해 준다.

장독대에는 연륜만큼이나 가득 찬 항아리들이 된장을

익히고 있을 터이다.

 

 

선물로 받은 된장 고추장 간장이다.

어디서 공짜로 뭘 못 얻어오는 성격인데 참 민망하다.

귀한 것을 선물 받았다.

처음 보는 사람인데.....

민망해서 드린 돈도 다시 내 주머니로 들어왔다.

고맙습니다.

 

 

늦은 오후의 고향마을은 뭔가 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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