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온 지 5일째다.
노는 것은 같은데 창원에서 보다 많이 여유롭다.
지겹지도 않고 나갈 곳도 많다.
심심하면 드럼도 두드렸다가 기타도 튕기다가
그것도 귀찮으면 누워서 네플릭스나 유튜브를 봐도
뭐라 할 사람이 없다.
전기 압력밥솥이 정말 성능이 좋다.
자취경력이 상당하니 밥 걱정은 안 했지만
전기밥솥의 밥짓는 솜씨는 기가 막힌다.
쌀을 불리지 않고 바로 하는데도 적당한 찰기에
질지도 되지도 않게 잘 된다.
혼자서 먹는 밥이 썰렁하기는 하지만 누리는 자유에 비하면
이 또한 감당할 만하다.
혼자 먹으니 이것저것 낼 필요도 없이 국 하나에
먹을 반찬 두어가지만 꺼내면 되니 설거지도 몇 개 안 된다.
단지 이놈의 인덕션이 아직 익숙지 않아서 가끔
돋보기안경을 쓰고 글자를 읽어야 한다.
보일러 기름도 꽤나 들어간다.
처음에 와서는 무대뽀로 돌렸더니 하루에 기름탱크 눈금이
10cm씩 줄어 들었다.
그 속도면 2 드럼 기름이 보름 만에 없어진다는 얘기다.
사용하지 않는 방들은 밸브를 잠겄더니 줄어드는 속도가
조금은 느려졌다.
오늘 가득 채웠으니 한번 더 체크를 해 봐야겠다.
오늘은 몸을 좀 썼다.
오전에는 동생 사과를 실어줬다.
창고 내에 무한정 보관할 수가 없어서 어제부터 한 차씩
실어서 안동 사과판매장으로 보내고 있다.
이곳에서는 선별을 자기들이 하기 때문에 사과를 딸 때
이곳을 보내면 좋은데 올해는 예약이 제대로 안 돼서
못 보내고 선별한 것을 보내고 있다.
사과를 실어 보내고 집 마당 정리를 했다.
먼저 뜰방에 있던 온갖 잡동사니들을 모두 정리했다.
다음에 해야지 하고 방치했더니 뜰방이 고물상이 돼 가고 있었다.
사용할 농기구나 자재들은 보일러 실로 옮기고
불필요한 것들은 모두 버렸다.
동생이 사과 팔러 간 사이에 1톤 덤프트럭이 비어있어서
마당을 치우기로 했다.
작년 집 수리하면서 나온 폐 콘크리트 자재들이
마당 구석에 한가득 쌓여 있었다.
저 한차를 삽질로 다 실었다.
저녁에 허리가 많이 무겁다.
몸살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내일은 읍내에나 한번 나가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