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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치히로상

by 머구리1 2023. 3. 1.

금요일에 김여사 정기검진을 위해서 서울을 가야 하기 때문에

창원에 와있다.

서울 병원에서 검진 후 고향으로 내려가서 며칠 있다가 올 생각이다.

창원에 내려오니 시간이 참 드디게 간다.

어제 저녁에는 나보다 1년 먼저 퇴직한 친구부부와 저녁을 먹었다.

 

시간이 많으니 할 일이 없을 때는 주로 유튜브나 네플릭스를 보며

시간을 보낸다.

어제 낮에 본 영화의 제목이 '치히로상'이다.

난 원래 일본영화는 잘 안본다.

조금 과한 연기와 우리와 잘 맞지 않는 정서 때문인지 모르겠다.

 

 

화려한 영화는 아니다.

그냥 좋은 풍경 속에서 수필을 읽는 듯한 느낌?

아니면 시를 읽는 느낌이다.

잔잔한 진행이 오히려 더 돋보인다.

그런데도 지루하지가 않다.

재미있다.

그렇게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도 꽤 재미있다.

 

자막으로는 마사지 걸 출신이라는데 영화속의 느낌으로는

윤락녀 출신인 주인공이 도시작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마주치는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가는 영화다.

 

아무도 상대해주는 않는 노숙인 아저씨.

윤락녀 시절 선배언니.

유복한 집이지만 권위적인 아빠와

엄마 사이에서 방황하는 소녀.

엄마의 관심이 고픈 꼬맹이 한명과

시력을 잃은 도시락 가게 주인인 아주머니까지

주변 사람들은 모두가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이다.

어쩌면 저 중에서 제일 위로가 필요한 사람은 

사실 치히로가 아닐까?

엄마의 장례식장에도 가지 않는 아픔을 안고 있으니까.

 

무슨 감동이나 큰 메시지를 찾지 않고 본다면

일본 사람들의 삶의 모습도 볼 수 있어서 

한번쯤은 볼만한 영화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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