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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마을회관 앞에서

by 머구리1 2023. 3. 29.

텅 빈 마을회관 첫 손님은

충진이네 아지매네요.

노인 일자리 취직해서

매월 이십칠만 원을 받는

아지매는 여든여섯입니다.

한 살이 적은 제 어머니는

이십 년 전 딴 세상을 가셨죠.

 

두 번째로 오시는 분은

대문집 할매입니다.

동네 제일 연장자로 

구십을 넘겼지만

지팡이를 집지 않는

유일한 할머닙니다.

 

이제 동철이네 아지매가

오실 시간이네요.

다리가 네 개가 돼버린 친구 엄마는

제일 걸음이 늦습니다.

 

다리 네 개가 부족해

얼굴까지 땅에 붙은듯

보행기를 밀고 다니시는

상호 모친은 오늘도 밭에

들렀다 오시려나 봅니다.

 

영감님이 편찮으셔도

하루 걸러 오시는 서울댁 아지매가

오늘은 쉬시려나 봅니다.

유일한 남자 노인인

하생이 아저씨 전동차가 오는데도

아직 소식이 없네요.

 

상용이 아재는 벌써

회관 외곽 청소를 마쳤네요.

일흔넷 인 아재는

마을에서 청년입니다.

 

내일도 저분들이 변함없이 오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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