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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고향집 페인트 시작

by 머구리1 2023. 3. 15.

경상도 말에 "노니 장독 깬다"는 말이 있다.

멍하게 놀지 말고 뭐라도 하라는 얘기다.

두어 달 잘 놀았으니 조금씩 움직여볼까 해서 그저께부터 고향집 페인트를 시작했다.

돈 주고 할까 하다가 

시골 생활 하려면 웬만한 일들은 스스로 해야 할 것 같아서 

할 줄도 모르는 일을 겁 없이 시작했다.

 

읍내에 페인트 가게에 가서 문의를 해 봤다.

벽체 페인트는 하도 필요 없이 이물질만 잘 제거하고 바르면 된단다.

문제는 바닥인데 바닥은 유성 페인트를 사용해야 하고 하도까지 

해야 제대로 된단다.

사실 옥상에 지붕을 씌울 계획이어서 방수 기능까지는 필요가 없다.

일단 옥상은 보류를 하고 벽체만 먼저 하기로 했다.

색상은 우중충 하지 않게 밝은 색으로 해서 탁한 연분홍이다.

분홍과 흰색의 중간정도 되려나?

처음에 화려한 색상이지 않을까 해서 걱정했는데 발라놓고 보니

그런대로 괜찮다.

 

먼저 벽체에 이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와이어가 달려있는 컵브러시를 그라인더에 달아서 작업을 시작해 본다.

벽면 전체를 밀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힘이 많이 든다.

벽체는 면적이 많고 높은 곳이 있어서 어깨와 목이 아프고,

옥상 바닥은 쌓인 모래와 흙이 빗물에 굳어서 먼지와 양이 너무 많다.

죽어라고 갈아서 저 위에 사진이 나왔다.

꼬빡 하루가 넘게 걸렸다

 

 

이제 퍼티 작업을 해야 한다.

오래된 집이다 보니 벽체에 이렇게 금이 간 곳이 많다.

벌써 지은 지 25년이 된 집이다.

저 금이 간 곳을 퍼티를 사용해서 메꾸는 작업이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어렵다.

메꾸기도 어렵지만 마무리가 더 어렵다.

저 튀어나온 곳을 일일이 그라인더로 갈아애서 평평하게 만들어 줘야 하는데

가루도 많이 날리고 시간도 제법 많이 걸린다.

퍼티 작업과 마무리 그라인더까지 하루가 걸렸다.

 

퍼티가 끝났으니 이제 마스킹이다.

벽에 창문이 있기 때문에 저곳에 페인트가 묻지 않도록 일일이 막아주어야 한다.

큰 창문 2개, 보일러실과 다용도실 출입문 3개, 작은 창문 5 개다.

다행히 저건 그렇게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이건 두어 시간이면 된다.

 

이제 페인트다.

쉽게 생각했는데 사실 굉장히 어려웠다.

돈 주고 시킬걸 하고 두어 번 후회했다.

다행히 그림 그리는 당조카가 시골에 와 있어서 도움을 받아 오늘 하루 만에 끝냈다.

전부 두 번씩 페인트를 했다.

다행히 색상이 밝긴 하지만 그렇게 화려하지는 않다.

 

내일은 옥상 방수 겸 페인트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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