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 친구 모임은 내 모임이 아니라 김여사의 세 친구 모임이다.
집 근처에 잘 지내는 언니들이 세 분 계시는데 재미있게 사는 사람들이다.
작년에도 비슷한 시기에 세 부부가 같이 1박 2일로 여행을 갔었고
여자들끼리 세명이서 고향집에서 하루를 자고 온 적도 있다.
제일 고참 송 언니 부부
칠십 대 부부로 제일 연장자다.
송 언니는 남자로 태어났으면 한자리했지 싶다.
사관학교를 갔으면 무조건 장군은 달았을 것 같다.
작년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해병대 1기로 무공훈장을 두 개나 받은 분인데
딸인 이분도 아버지 못지 않은 대장부다.
아버지가 딸 둘만 남겨놓고 가신 덕분에 물려받은 재산도 상당해서
손주 낳을 때 한명당 일억씩을 줬다고 한다.
여자들끼리 놀러갈 때는 무조건 이 언니가 운전을 한다.
세탁소 언니부부
60대 중반 아내와 칠순의 남편.
승합차를 보유한 덕분에 부부 동반 여행 때마다 운전을 책임지신다.
세탁소를 하시는 언니 덕분에 수석가게를 하는 아저씨는
가족경제에서 자유롭다.
대부분의 생활비는 언니가 부담한단다.
참 부러운 남편이다.
아들 딸들도 개인 사업을 하면서 경제적으로 여유 있게 산다.
제일 막내인 우리부부
60의 김여사와 세 살 터울인 나
그냥 모임의 막내로 애교만 부리면 된다.
언니들과 다르게 천상 여자인 아내인데 희한하게
저 언니들을 부려먹고사는 김여사다.
위에 두 사람과 다르게 막내인 나는 백수다.
이번에는 거제도에 있는 이수도다.
작년 모임도 사실 이곳을 가려고 했는데 예약을 못해서 다른 곳으로 갔었다.
이수도는 거가대교(부산과 거제를 연결하는 다리 및 해저 터널) 거제 쪽에
위치한 작은 섬이다.
사진에서처럼 선착장에서 2km도 안 되는 거리로 느린 여객선으로 가도
5분 정도밖에 안 걸린다.
2012년도에 정부 지원 사업지로 선정되어서 20억 정도의 지원을 받아서
지금처럼 민박을 치는 섬으로 발전이 되었단다.
정부에서 다리를 놓아주겠다고 했지만 마을 주민들이 반대한단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이다.
다리가 놓아지면 출입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고 마을에 환경이
아주 안 좋아질 것이다.
당일치기로 왔다가는 사람들은 장사에도 도움이 전혀 안 된다.
차가 들어오면 먹을 것들을 대부분 가져오기 때문이다.
아울러 1인당 8천 원인 뱃삯도 한 몫하지 싶다.
하루 천명만 잡아도 8백만 원이다.
여객선은 평일에는 시간제로 운행이 되는데 손님이 많은 휴일에는
시간 상관없이 사람만 타면 수시로 운행 한단다.
선착장의 모습이다.
사진에서 처럼 바로 옆에 매미성이 있다.
매미성은 거제 관광지 중에서 제일 이해가 안 가는 곳이다.
태풍 매미 때 다 허물어진 해안을 한 사람의 힘으로 다시 쌓았다는
감동 스토리 외에는 볼 것도 없고, 경치가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닌데
방문객들이 넘쳐나서 대형 주차장까지 만들어줬다.
덕분에 주위에 장사꾼들은 돈이 꽤나 되지 싶다.
이수도에서 본 선착정과 매미성이다.
매미성 주변도 보면 대부분 펜션이다.
여객선 표를 끊고 기다리면 이렇게 배가 들어온다.
이배를 타고 5분쯤 가면 이수도에 도착한다.
들어오면 이수도 등대가 반겨준다.
아울러 이런 쓰레기도 구경할 수 있다.
이건 정말 아쉽다.
이수도 전체가 민박으로 먹고사는 동네다.
펜션뿐만 아니라 대부분 가정집도 민박을 한다.
이런 쓰레기들은 마을 주민들이 청소를 하면 좋을 텐데 방치돼 있다.
돈 버는 것은 하지만 힘든 것은 하기 싫은 것인지...
아마 거제시에서 치워줘야 하려나 보다.
우리가 잡은 곳은 산XX 펜션(민박)이라는 곳이다.
내가 찍은 사진이 없어서 인터넷에서 퍼왔다.
사진을 찍었을 것으로 보이는 곳에 우리가 잠을 잔 2층짜리 건물이 있고
아직 준공검사를 받지 않아서 영업을 못하고 있는 건물이 4채가 더 있었다.
위 사진에 보이는 제일 위쪽 2층 건물의 1층이 식당이다.
1인당 9만 원에 1박을 할 수 있고 점심, 저녁, 다음날 아침까지 제공을 한다.
이 집뿐만 아니라 이수도에 모든 집들이 똑 같이 1박 3 식이다.
가격도 똑같아서 모두 인당 9만 원이다. (평일 8만 원, 3인이하는 30만 원)
가격 자율화를 하면 치킨 게임이 될 수도 있으니
사업자들 입장에서는 이게 맞을 수도 있겠다.
소비자만 억울하다.
숙소에 대한 기대치는 낮추는 것이 좋다.
무조건 한 팀당 방은 1개가 제공되고 주방시설은 없다.
집도 오래된 집이어서 천장에 거미줄과 모기 핏자국이 널려있다.
그래서인지 오는 사람들도 대부분 50대 이상의 단체 손님이다.
아울러서 조용한 곳을 찾는 사람도 오면 안 된다.
2층만 해도 방이 4개가 있고 1층에도 비숫하게 있는데
단체손님이다 보니 하루종일 시끄럽다.
고성방가에 익숙해져야 한다.
3식 중 첫 번째 식사다.
삼식 중에서 첫 식사여서인지 제일 낫다.
약간의 생선회에 전복과 가리비, 새우가 인당 한 마리 나온다.
매운탕도 나온다.
참고할 것은 반찬이나 채소가 리필이 안 된다는 것이다.
나온 것만 먹어야 한다.
저녁에는 생선조림과 된장찌개가 나왔고
다음날 아침에는 조기구이와 바지락 국이 나왔다.
위치가 참 좋다.
뒤쪽에는 금계국 꽃밭이 있고 해변 따라 걷는 산책길도 절경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비가 오는 바람에 여행을 망칠 뻔했지만 아쉬운 대로
해변길을 걸을 정도의 비가 왔다.
아마 낚시꾼들이 오면 좋을 것 같다.
아래쪽에는 낚시가 잘 될 것같이 보이는 장소가 많이 있었다.
아내가 둘이서 찾아간 펜션 뒤쪽에 있는 금계국 밭이다.
꽃이 예쁘고 사진 찍는 장소로도 좋다.
이수도 자체가 자연의 경치는 참 좋은 섬인 것 같다.
총평을 해 본다면(10점 만점)
숙소:6점
위치는 아주 좋다.
들어갈 때는 픽업을 해 주고 나올 때는 알아서 나와야 한다는데
몸이 불편하지 않으면 그렇게 무리는 없는 거리다.
특히 낚시하는 사람들이 간다면 좋을 것 같다.
시설은 많이 낡았지만 새 건물도 있으니 새 건물은 좋을 수도 있다.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조용한 곳을 찾은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식사:5점
여섯 명 기준으로 총 54만 원이다.
방값 10만 원 정도 제하면 인당 대략 끼니당 2만 4천 원 정돈데
첫 식사를 제외하고는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싶다.
단체로 먹는 식사기 때문에 무조건 주인이 정한 식사시간을 맞춰야 하고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모든 한식당에서 기본인
반찬과 채소가 리필이 안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양이 많은 것도 아니다.
친절도:3
사실 제일 기분 나쁜 것이다.
도착을 일찍 했다고 너무 짜증을 냈다.
픽업하러 와서도 일찍 왔다고 짐만 실고는 그냥 가버렸다.
그날 몸이 안 좋았던 부부라도 태워가길 바랐는데 위험하다면서
그냥 가 버려서 우린 할 수 없이 걸어서 갔다.
그렇게 먼 길은 아니었지만 몸이 안 좋은 부부는 힘들어했다.
물론 경상도 특유의 무뚝뚝한 말투 때문이었을 수도 있지만
우리도 경상도 여행이 여기가 처음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후기에도 같은 문제점을 적어놓은 것이 있은 것을 봐서는
나만 느끼는 감정은 아닌 것 같다.
가성비:5점
인당 9만 원의 비용이 사람에 따라서는 비쌀 수도 있고
쌀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중간인 5점으로 했다.
그렇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에 대해서는 물음표다.
관광지 설문조사 끝에 가서 항상 물어보는 질문을 내게 한다면,
"재 방문 의사가 있습니까?"
"지인에게 추천할 의사가 있습니까?"에 대한 나의 대답은
두 가지 다 "NO"다.
이수도!
한 번쯤은 가 볼만하다.
그렇지만 두 번 갈 곳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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