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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산감

by 머구리1 2012. 11. 15.

 

산감.

 

어린 시절 기억중 참 이해 안 되는 것이 하나 있다.

고향이 지리산 골짜기다 보니, 연료가 나무 밖에 없었다.

겨울내내 나무를 해서 놓았다가, 다음해 까지 땔감 나무를 하였다.

난방및 취사, 목욕이 전부 나무 였으니 요즘으로 치면, 도시  가스 정도 될것 같다.

그런데 웃기는게, 연료라고는 산에 나무 밖에 없는 시골에 나무를 못하게 했다는 거다.

인터넷에 보니까 산감(산림 감시원)이라고 불렀다고 하던데

우리는 그냥 나무 디비로(뒤지러) 왔다고 불렀다..

이사람이 떠면 나무를 보통 나무를 해서 집으로 올 시간이 되면 어머니나 어린 애들이

마을 입구에 나와 있다가 이야기를 해준다.

그러면 나무 지게를 마을 밖 안보이는곳에 세워 두었다가 감시원이 가고 나면

다시 지고 들어온다..

이러면 보통 오후에는 나무하러 가지 않아도 된다.

벌거숭이 민둥산 때문에 산림 녹화를 강조하던 박통의 시절이니,

제도 자체를 뭐라 하진 못하겠지만,

아니, 나무 밖에 땔감이 없는 동네에서 나무를 못하게 하면 어떻게 하라는 건지...

 

지붕 개량 하라고, 아무 대책없이 초가 지붕들 뜯어내던 면 사무소 주사라는 놈하고

똑 같이 이해가 안 가는 일이었다.

 

그러고 보면, 그 당시에는 술 단속도 있었다.

술을 많이 못 먹게 하고, 주세를 걷을 목적으로 개인이 담는 술을 밀주라고 하면서

법으로 못하게 단속 하던 시절이었다.

술 단속원이 떠면 아랫목에 익혀둔 막걸리통을 들고 뒷산으로 가져다 숨겼다..

이것도 몇번 하다보면 엉뚱한 곳으로 실력이 발휘된다.

지금의 설탕보다 몇백배는 더 당도가 높은 화학약품인 사카린을 가져가 술찌끼미에

타서 먹어면 굶주린 배에는 제법 요기가 되었다.

모자라는 만큰 물로서 채워 놓으면 되고,,,

그러다 아버지께 들켜서 디지기 매타작도 당하고...

 

우리 마을은 도가(양조장)에서 약 6km이상으로 멀다보니 전주라는것을 사다 먹었는데

이 전주라는게 막걸리 엑기스 정도 되어서, 보통 10배 정도의 물을 타서

먹었던것 같다.

마을 술장사가 욕심이 조금 많어면 물을 많이 타서, 술이 싱겁다는 원망도 들었고...

그 전주 한말을 6km를 짋어져다 주면 그당시 10원에서 20원을 받았다...

 

그때 보다는 많이 배가 부런 요즘이지만

행복지수는 그렇게 높아 보이지 않는것은

사람의 욕심일까?

세상이 변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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