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_daum->
부모는 자식을 평생 그리워 하고, 자식은 부모가 돌아가시고 나면 그리워 한다.
참 명언 입니다.
저도 그것을 모른채 그렇게 살다가 부모님이 가시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제 자식도 똑 같이 따를것 같습니다.
금요일 땡~ 하자 마다 차를 급하게 몰아서 퇴근을 합니다.
우리집 김여사님은 아들 기다린다고 저녁도 안 해 놓았습니다.
"저기 파전 먹던것 조금 있으니 그것 먹고 모자라면 저기 도나츠 있는것 잡수소"
깩 소리도 못하고 주린 배를 식은 빵조각 하나로 채웁니다.
저녁7시10분 빨리 나가자고 난리 입니다.
기차 시간 많이 남았다고 해도 막무가내 입니다.
예 맞습니다.
우리집에서 창원역까지 걸어서 가도 30분이고, 차 밀고 가도 금새 갑니다.
기차 도착 시간은 7시47분 이고요.
그래도 어쩝니까? 누구의 명이라고...
창원역에 도착하여 차를 주차하고 도착시간이 아직 멀었는데도 출구에 들어가서 기다려 봅니다.
진해쪽은 승하차 장이 따로 되어 있네요.
창원역 바뀌고는 아직까지 기차를 타본적이 없는것 같네요.
드디어 저녁 7시 50분
시간을 약간 넘긴 기차가 들어 옵니다.
저기 에스컬레이트 입구에서 고개를 빼고 아들을 찾아 봅니다.
몇몇 해군이들이 뛰어 올라 오네여.
아는 이름이 있는지 보려고 해도 얼마나 달리는지 얼굴도 안 보일 정도 입니다.
어깨에 빨간 송충이 한마리씩을 매단것을 보니 전부 612기 입니다.
서울 행 쪽으로 환승을 하기 위해서 뛰는 해군이 들도 보이고.
느긋하게 걸어가는 녀석들은 창원이 종착역인것 같습니다.
그런데 민석이가 안 보입니다.
사람들이 다 올라가고 기차가 출발 했는데도 이녀석이 안 보이네요.
승차장까지 내려 가봐도 없습니다.
우리집 김여사는 울기 일보 직전이고 저도 갑자기 당황스럽습니다..
분명히 차표를 끊어서 보내 주었고,
진해역까지 지도도 그려주고, 어떻게 타는지까지도 자세히 알려 주었는데 이 놈이 안 보니에요..
어떻게 할까 한참 망설이고 있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버스커버스커 벚꽃엔딩 소리...
예 김여사 전화로 모르는 전화 번호가 뜹니다.
급하게 받으니 이 시키의 목소리 입니다.
"엄마 여기 도계동인데요, 기사 아저씨가 부모님께 전화를 하는게 좋겟다고 해서 전화 해요"
캬 이놈의 시키를....
반가움과 괘씸함이 교차 합니다.
택시 기사님 감사 합니다.
급하게 집으로 가니 이시키 조금은 미안한지 현관앞에서 필승! 하고 인사를 하네요.
급한대로 인증사진 한장 박습닏.
자리에 앉자마자 이 놈은 나가야 된답니다. 햐~ 이런 무심한 놈!
친구 들이랑 만나야 된다고 맘이 급합니다.
그래도 일단 숙제를 해야 하니 옆에 앉히고 물어 봅니다.
"야 체력장 검정 기준이 어떻게 되냐?"
2분에 윗몸 일어키기 58회, 팔굽혀 펴기 48회" 그런데 줄서기 나름이라고...
숫자 세는 사람이 기간병이면 얄짤 없이 제대로 해야 하고
동기들이나 같이 교육받는 하사들이 셀경우는 차이가 많다.
즉. 기간병이 세면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동기나 하사가 세면" 하나 둘 셋 다섯 일곱 열.....
613기들도 참조하여서 줄서기 잘 했으면 합니다,
달리기는 3000m를 15분 내에 들어와야 하는데 이것도 약간의 꼼수가 있는것 같습니다.
시험 성적은 합격점수가 얼마인지, 내 점수가 얼마인지 가르쳐 주지 않고 그냥 통과 여부만 가르쳐 준답니다.
그렇게 속사포처럼 이야기 하고는 모자를 푹 눌러 쓰고는 나가기 바쁩니다.
그래봐야 군발이 표시 다 나더구만..
덕분에 김여사와 저는 섭섭주를 신나게 마십니다.
한번 나간 놈은 소식이 없습니다.
소식 없던 녀석은 기특하게도 아침 일찍 들어 왔네요. 아침 4시37분
지 아빠도 안 하는 외박을 당당하게 하고 옵니다.
조금 미안했는지 문을 빼꼼이 열고는 살째기 필승! 하고는 자러 들어 가네요..
그러고는 죽은듯이 소식이 없습니다.
10시에 저와 아내는 부산에 문상을 다녀 오고,
오는 길에 지난번 올렸던 명성 유통에 들러 봅니다.
혹시 613기 부모님들 수료식에 참고 하세요.
갈비살:350그램 3만원
등심:450그램 2만3천원
제비추리,부채살:420그램에 2만5천원
돼지 갈매기살 800그램에 1만8천원
저 원두막에서 구워먹을수 있습니다.
문상에서 돌아와도 여전히 자고 있네요.
많이 피곤했던 모양 입니다.
오늘은 나갈 계획이 없다고,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했습니다.
실무 나갈 걱정, 2함대 분위기 걱정에 한숨을 쉬길래
거니빠님이 말씀하신대로 짧고 굵게 몇마디 부탁을 했습니다.
"니 밑에는 함수 갑판 밖에 없다, 세상 모든 것이 너보다 위에 있다"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고 가서 한달만 죽었다고 생각하면 그냥 견딜만 할 것이다."
"모든것은 네 하기 나름이고, 네 스스로 판단 하지마라"
알았다고는 하는데 뭘 알겠습니까?
그리고
전화관련 입니다.
수신자 부담 전화를 친구들에게 몇번 걸었는데 한번도 통화를 못햇다고 합니다.
친구들이 스펨인줄알고 다 끊어 버리더라네요.
그래서 수신자부담 전화기에는 줄이 짧다고 합니다.
613기 가족분들도 전화 받는방법 잘 숙지 하셔서 참조 하시기 바랍니다.
제법 길것 같던 2박3일이 금새 넘어 가네요.
결국은 만나기 싫은 이별의 시간이 돌아 왔습니다.
원래 계획대로 기차를 태워 보내기로 하고 창원역으로 갑니다.
여기 저기 해군이들이 많습니다.
창원에서 타는 사람도 많고, 환승하는 사람 마산역에서 타고 온 사람까지 많습니다.
아쉬운 김여사는 또 아들 보내기가 싫습니다.
그래도 보내야 하니.....
해군이들을 태워갈 기차가 들어 옵니다.
야속 하지만 나라에 맡긴 아들이니 어쩔수가 없네요.
차창 안에 녀석은 애써 고개를 돌립니다.
그렇게 기차는 떠나 갔습니다.
군인 아들과의 이별이 언제쯤이면 익숙하게 될까요?
기차가 떠난 플랫폼을 한참을 서성그리다고 돌아 옵니다.
돌아 오는길에 김여사 기분 위로겸 벗꽃도 구경해 봅니다.
자대 가서도 잘 적응하고,
좋은 선임 그리고 상관들 잘 만나서
조금은 덜 힘든 군생활이 되길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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