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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가슴이 답답할땐 고향이 좋다.

by 머구리1 2014. 4. 14.

회사일로, 아내의 건강문제로, 또 아들 민석이의 군 입대로

여러가지가 복합되어 근 한달간 마음 고생을 하고 어느정도

일이 다 정리 되고 해서 아내와 힐링 여행을 떠나기로 하였다.

아내와 단둘이 떠나는 여행은,

50중반을 달리는 나이지만 항상

새롭고 즐겁다.

뭘 꾸밀 필요도 없고, 누구의 눈도 의식 할 필요도 없이 그냥 맘 내끼는대로

가면 되는 여행이라 편하면서도 김여사와의 새로운 추억이 또 생기는 여행이

마냥 즐겁다.

 

 

일단 시골집에서 하루저녁 머물기로 했다.

조금 일찍 퇴근하여 부지런히 움직였더니 해가 지기전에 고향에 갈수가 있었다.

 

 

일단 들렸으니 부모님께 먼저 인사를 드린다.

이슬이 시험도 부탁하고, 올해 졸업하는 다슬이도 잘 부탁하고,

또 장손이자 유일한 손자인 민석이 군생활도 잘 보살펴 주십사하고 부탁을 드렸다.

살아 생전 그렇게 예쁜하던 손자 손녀이니 내가 부탁드리지 않아도 잘 보살펴

주겠지만, 나 또한 부모인가 보다.

산소옆 오미자 밭 뒤쪽에 취나물에 제법 나기 시작 하더라.

한 2주쯤 뒤에는 취나물이 많이 나올것 같다.

 

 

 

 

해가 지기 전에 옥상에다가 자리를 편다.

마당에서 자리를 펼려니 지나 다니는 사람들이 신경 쓰여서 아무도 보이지 않는

옥상에다가 김여사와 단 둘의 공간을 만들어 본다.

기껏 자리 펴 놓았더니 김여사는 전화 삼매경에 빠져 있다.

"어이 김여사 고기 다 탄다"

 

 

 

 

그사이에 통화를 끝내고 예쁜짓을 해본다.

"김여사 고기 다 익었다. 한잔 합새"

 

 

 

 

부모님 산소 뒤에서 뜯은 취나물과 장독대에서 꺽은 두릅 그리고 뒤안 샘터에서 뜯은 돌미나리로

입맛을 열어본다.

주남 저수지옆 명성유통에서 사온 한우 갈비살이 빛깔이 좋다.

그런데 아쉬운것이 갈비살이 위와 아래가 내용물이 다르다.

위에 있는것으 보기도 좋고 맛도 좋은 갈비살인데

한꺼풀 아래에 있는 고시는 색깔도 영 아니고 맛도 질기기만 한것이

영 다른 고기 같다.

지금까지 믿고 계속 사다가 먹었지만, 이런 적이 없었는데....

해군 가족 홈페이지에 추천도 했는데...

따로 사온 부채살도 아래와 위가 다르고..

돼지고기는 아래 위 똑 같다.

사장님 나빠요..

 

 

 

 

 

담 날이 함양 장날이라 일찍이 시장 구경에 나섰다

지난번에 왔을대 샀던 느타리 버섯이 너무 좋아서 그것도 살겸....

너무 일찍 간 것인지 시장도 많이 안 서고,

느타리 버섯을 팔던 곳에는 새송이 버섯만 팔고 있다.

조심스럽게 지난번에 느타리 버섯 팔지 않았냐고 물어보니

지금은 느타리 버섯이 안 난단다.

그래서 생송이 버섯만 한 포대 사서 차에 싣고는 상림 숲으로 go go ..

싸리꽃 앞에서 예쁜짓을 하고 있는 언제나 청춘인 김여사다.

 

 

 

 

우리의 시간은 언제나 즐겁다.

 

 

 

 

 

그래 꽃보다 김여사다.

 

 

 

 

 

계획의 어긋남.

동생에게 전화를 했더니, 사과밭에 일 하는 사람들이 있을거라고 구경할겸 가서 음료수나

한병 사주고 오라고 한다.

커피 몇잔을 끓여서 찾아가서, 인사를 하고

지나가는 말로 뭐 도울게 없을까요? 라고 물었더니 아 진짜로 일을 시킨다.

저 많은 나무 하나 하나에 스프링 쿨러 장치를 다 조립 해 주란다.

작은 구멍을 뚫어서 하나씩 억지로 끼워서 조립을 하는 방식인데

아래에서 위쪽으로 끼워 넣는 작업이라 너무 힘이 든다.

계속 구부려서 위를 보고 힘을 쓰고 나니 나중에는 똑 바로 서 있지를 못하겠더라.

이틀이 지난 지금까지, 오른쪽 가슴과 왼쪽 허리 뒷쪽이 근육통으로 죽을 맛이다.

그래도 동생의 사과밭이 너무 부럽다.

내 동생이지만 참 존경스러운 친구다.

세상을 사는 방식이나 투자를 하는 것들이 참 멋있다.

덕분에 다른 곳은 가보지도 못하고 2박3일의 여행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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