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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시장에서..

by 머구리1 2014. 2. 5.

도계시장 입구 길가 노점상에 볼때 마다 인사를 나누는 할머니가 한분 계신다.

채소를 파는 할머니신테 도계동 안쪽에 있는 안골이라는 곳에서 직접 농사를 짖기도 하신다.

 

이 할머니와 친해진 계기가 재미있다.

 

내가 아내에게 부탁하는것이 있는데

재래 시장가서 천원짜리 아낄려고 깍지 말고

관광지 가서 비싸다고 하지 말라고 ....

시장에서 내 살림에 큰 도움 안되는 천원 아낄려고 하다가 장사하시는 분 기분 상하고

돈 쓸려고 가는 관광지에서 비싸면 안 사면 되는 것이다..

TV에 나와서 콩나물 값 천원 깍아서 알뜰하게 산다고 자랑하는 사람을 나는 경멸한다.

 

그러다 보니 아내는 시장에서 흥정을 하지 않는다.

반대로 "조금만 주세요"라고 한다.

 

시장 할머니 입장에서는 이게 꽤나 신선 했나 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조금 더 주세요를 외치는데

이 아줌마는 매번 "조금만 주세요

이 돈만 받으면 되요? 더 받아야 하는것 아니예요?"

라고 이야기 하니

할머니는 항상 다른 사람보다, 싸게 더 많이 주셨다..

 

그러다 보니 서로 정도 들고

시장 갈때마다 인사 드리고..

또 한번은 집에 오미자 중탕을 아내가 먹기 위해서 했는데

역류성 식도염이 생겨서

더 이상 먹을수가 없던 아내가 남은 오미자를

할머니를 드렸더니

할머니가 너무 좋아 하시더란다.

나중에는 할머니가 직접 키운 배추도 공짜로 가져다 주시고...

 

그런데 알고 봤더니

할머니가 상당히 부잗더라.

안골에 있는 비닐 하우스가 몇동 되고..

할아버지도 아직 살아 계시고..

 

한번씩 할머니를 보면 생각 해 본다.

이 할머니가 꼭 콩나물값 안 깍았다고 아내를 좋아 할까?

지금 장사 그만 두어도 먹고 사는데 지장 없고..

있는 땅만 팔아도 10억은 훌쩍 넘어 가는데...

 

결론은 이것 아닐까?

내가 조금 손해보면 결국은 어디선가 그만큼 돌려 받는다는 것.

그런데 결국은 내가 조금 손해 보는것도 아니라는것..

 

세상 사는것 별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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