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해군 출신이라면 누구나 이를 가는 빵빠레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한다.
빰빠레라고도 하는데 정확한 명칭은 모른다.
팬티 파티 라고도 하는데 어느 것이 맞는지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팬티만 입고 하는 얼차려의 총칭이고 대부분은 밤에 이루어지지만
과실 보고자들의 군기 훈련시는 낮에 이루어지기도 한다.
야간 비상 훈련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야간 비상 훈련을 왜 꼭 홀딱 벗고 해야 하는지...)
가장 흔한 경우다.
일단 순검시간에 무슨 건수던 건수를 만든다.
훈련생들은 대다수가 자신들이 뭔가를 잘못해서 얼차려를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얼차려를 주기 위해 잘못된 것을 찾는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얼마전 입대를 해서 지금은 함정에서 자대 생활을 하는 내 아들도 훈련소에서
받는 연대 책임에 의한 얼차려를 이해 못해서 많이 억울해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러나 그사실(얼차려를 주기 위해 구실을 찾는다는 것)을 알면 이미 훈련병이 아니다.
그래서 신병 훈련은 길어도 6주를 넘기지 않는다고, 어느 교관이 나중에
이야기를 해 주었다.
다시 순검시간으로 넘어가서...
건수를 찾은 교관들은 아주 많이 화가 난 표정로 지시한다.
(그렇잖아도 당신들 얼굴 무섭다)
-지금 시간 21시28분 21:30분까지 팬티 바람으로 연병장 집합. 실시!
이때쯤에는 교관 입에서 21시라는 말만 나오면 이미 나갈 준비를 한다.
그러나 실제로 빡신 빵빠레를 하는 날 저녁 순검은 수월하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훈련생들이 "웬일이래" 하고 의아해하는 날은 보통 좀 빡신 빵빠레가 있다.
그래서 훈련소 생활 2주 정도 되면, 매타작이나 얼차려가 없는 날은
아~ 오늘 밤에 빡신 빵빠레가 있겠구나 하고 생각한다.
보통 이렇게 시작된다.
단지 옷을 벗고 안 벗고의 차이는 있지만...
그러면 모든 훈련생들이 연병장에 팬티 바람으로 집합을 한다.
지금의 생활관이 있는 곳이 예전엔 연병장이었다.
그리고 그 끝이 바로 바다다.
(지금 진해루 앞에 도로가 예전엔 바다였지 싶다)
정렬을 시킨 소대장은 일장 훈시를 한다.
-이런 개씹새끼들아 청소 상태가 고것밖에 못하지?
10새끼들이 전부 귀에 좃를 박았지?
본 소대장이 청소를 어떻게 하라고 했지?
혓 바닥으로 핥아도 될 정도로 하라고 했지?
그런데 청소 상태가 고것밖에 안 되지...
-아닙니다.
-총원 어깨동무 실시!
-악
-앉으면서 청소를 일어서면서 잘하자 실시
-청소를.. 잘하자! 청소를..잘하자..
그리고 이어지는 PT체조등등...
보통 이렇게 시작이 된다.
이렇게 약 30여분 정도 굴리면 어느 정도 몸에서 열이 나기 시작한다.
다들 입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한다.
-잘할 수 있나?
-악 (뭘 잘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진짜로 잘할수 있나?
-악(그냥 악이다)
이게 끝이기만 기다릴 뿐이다.
그리곤 연병장에서 쑈가 시작되고...
달 밤에 체조를 하게 된다.
참 재미있을 것 같지?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닌가 보다.
-총원 뒤로 돌아!
촥 촥
-앞으로 갓!
척, 척, 척,척,
-제 2 번호 맞추어 가
하나* * *둘 * * * 셋 * * * 넷* * *
하나 * 둘 * 셋 * 넷 *
하나 둘 셋 넷
(제2번호 붙여 가 라는 구령에서 *는 발자국 소리 척척척이다)
연병장 끝에쯤 도달하면 선두가 제자리걸음을 하면 서서히 속도를 줄인다.
더 이상 들어가면 바다기 때문이다..
(상상해 보기 바란다..지금이 12월 말이다)
아무리 진해가 남쪽이라도 겨울 바닷물 차가운 것은 똑같다.
-총원 동작 그만
(그렇지 당신들이 봐도 이건 아니지?)
-이런 개~애 새끼들이 감히 소대장 명령을 거역해..
명령 불복종 죄가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지?
(아~시바 안다, 전시엔 사형이지만 평시엔 콜라 한잔과 바꿔 먹을 수 있다는 거)
-누가 제자리걸음 하라고 했나?
-교관 말이 좆같지?
(감히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아닙니다.
-그런데 왜 제자리 걸음했어?
-눈치만 본다...
(그럼 그렇지 이게 끝일리가 없지, 죽으라면 죽어야지)
-다시 앞으로 갓!
하나 둘 하나 둘..
이런 니미럴,,,바닷물에 다 왔는데도 제자리 서! 구령이 안 나온다.
결국은 계속 들어간다.
(미치겠다)
바닷물이 배꼽을 적실때쯤
-제자리 섯.. 뒤로 돌아!
그렇지만 이미 온 몸은 다 젖었다.
그 상태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한다.
-동기야.. 잘하자.. 동기야 잘하자!
(절대로 그냥 시키지는 않는다. 무슨 구령이던지 붙이게 한다)
이빨이 덜덜 떨리고, 머리가 깨질 듯하다...
-총원 동작 그만
-춥나?(그럼 안 춥겠냐? 지금이 12월 한겨울이다 신발놈아)
-안 춥습니다.(죽것다 시발아~)
-그럼 견딜만하냐.
-아닙니다
-총원 반동 준비
-악!
-반동은 좌에서 우로! 반동 시작
-반동중에 군가한다.. 군가는 해군가..군가시작..하나 둘 셋 넷..
-우리는 해군이다~ 바다의 방패~
(아니다, 우리는 하후생이다 바다의 젓갈..)
상상해보자..
12월 한겨울에 홀딱 벗고 밤바다에서 몸을 좌우로 흔들며
해군가를 부르고 있을 인생들을....
개 같은 군가가 끝난다.
그렇다고 이게 끝이라고 생각하면 평택 옆의 오산이다.
-전원 연병장에 헤쳐 모여
-악
연병장에 모인 생도들은 넓은 간격, 좁은 간격으로 끊임없이 반복 정렬을 한다.
그리곤 다시 열심히 PT체조를 하고, 좌우로 굴러를 한다.
그리고 마지막 하이라이트.
-총원 그대로 취침
-악
생도들이 연병장 모래 바닥에 그대로 눕는다.
아직까지 다 젖은 팬티만 입은 채로다.
-지금부터 가장 보고 싶은 사람 이름을 크게 세 번 부른다.
이때 대부분 부르는 이름은 어머니다.
-어머니이~~ 어머니~~흑흑
-지금부터 군가 한다...군가는 어머님 은혜.. 군가 시작!
나~실제 괴에로움~ 다 잊어시고오오~ 기르실제 밤낮으로 애써는 마음~~엉~엉~신발 신발~~
연병장은 눈물바다가 되는데
이 잔인한 교관들은 바케스에 물을 떠다가
빗자루에 적셔서는 누워있는 훈련생들에게 뿌린다.
나중에는 소방 호스로도 뿌린다.
살을 에이는 추위라는 게 아마 이런 것이리라....
이렇게 또 한번의 빵빠레가 지나간다..
훈련 기간 동안 몇 번의 빵빠레를 해야 하고
다행히 빵빠레를 한 날은 더 이상의 야간 괴롭힘은 없다.
재수 좋은 놈은 이 시간에 동초를 설 수도 있다.
빵빠레는 이렇게 끝나기도 하지만
그날 교관의 기분에 따라서
바다에 들어갈 때도 있고
아니면, 그냥 빗자루에 물을 묻혀서 뿌리는 것으로
끝낼 때도 있다.
이렇게 풀코스로 바다에까지 들어가는 빵빠레의 경우는 많지 않아서
훈련소 기간 동안 한 두번 정도밖에 안된다.
나머진 대다수가 연병장에서 물을 뿌리고 구르는 수준이다.
그래도 한겨울에 홀딱 벗고 모래 바닥을 구르거나 포복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과실 보고 결산 때에는 홀딱 벗은 상태로 하수구를 기기도 한다.
아~ 옛날이여~~
인터넷에서는 빵빠레 사진이 별로 없다.
이게 물을 뿌리는 사진인데 예전에는 바닥에 눕혀 놓고 뿌렸다.
어깨동무를 한 상태로 앉았다 일어섰다 하는 얼차려를 받는다.
대부분 물에 젖기 전에 몸에 열을 올리기 위한 방법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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