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해군 신병 훈련소의 꽃인 순검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육군이나 공군에 하는 점호를 해군(해병대 포함) 순검이라고 한다.
이것도 지금은 육군 하고 같이 점호로 통일된 것 같다.
아마 몇 년 전 해병대에서 기수 열외 문제로 시끄러울 때 삼군 통합 호칭으로 바뀐 것 같다.
순검의 목적.
순검은 그날의 최종 과업으로써 인원 이상 유무,
취침 상태, 청결 정돈 및 명일의
전투준비에 만전을 기함에 있다.
그러나 실제로 훈련소에서의 순검은
그날의 최종 괴롭힘으로써 암기사항 암기상태, 옷장 정리 상태. 기타 등등으로
교관들이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괴롭힐 건수를 찾아내는 데 있다.
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순검 준비
순검 30분 전에 시작되는 구령으로 순검 준비를 시작한다.
개인의 옷장 정리로부터 시작해서 각자 맡은 구역 청소까지 할게 무진장 많지만 시간은 정해져 있다.
요즘은 옷을 걸어 놓는 것 같던데, 예전에 옷을 개어서 옷장에 포개 놓았다.
이게 만만찮다.
일단 두꺼운 종이를 폭 3cm 길이 30cm 정도로 반듯하게 자른 다음 개어진 옷에 넣어서
옷장 문쪽으로 방향이 가게 해서 옷을 정리한다.
즉, 옷장을 열어서 보면 세로 3cm 가로 30cm쯤 되는 각이 딱 진 옷감만 보여야 한다.
물론 모든 옷장이 순서와 개수도 같아야 하고..
먼지 한 톨 없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항상 흰 면장갑을 끼고 생활하는 DI 들이 옷장 위나 구석에 쓱 문대서 먼지가 묻으면
내 몸에서 먼지가 나도록 매타작을 받아야 한다.
바닥에는 대걸레에 물을 묻혀서 닦아야 하는데, 절대 바닥에 물이 묻어 있어서는 안 된다.
청소를 끝낸 대걸레에도 물기가 남아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 당연하다..
화장실 청소를 하는 사람은 변기에 손으로 문질러도 될 만큼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실제로 화장실 청소를 맡은 사람에서 청소 불량으로 화장실 변기를 혓바닥으로
핥게 한적도 있다.
훈련생이 자신을 스스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생활을 못한다.
그냥 훈련생이라고 생각을 하면 된다.
순검 15분 전
15분 전에는 준비가 웬만큼 끝나고 집합을 하고 있어야 한다.
이때는 개인별로 암기사항도 점검하고, 또 자신의 옷장도 한번 더 점검해야 한다.
순검 5분 전
해군에서 모든 구령에 5분 전이라는 상태는 준비 완료 상태를 의미한다.
순검 5분 전에는 모든 준비를 완료하고, 침상 끝에 줄을 맞춰서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후반기 교육 때부터는 취침 순검이라고 해서 침상에 누워서 순검을 받는데 이것 또한 힘들다
나중에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지만, 한 5분 이상 누워 있으면 자기도 모르게 잠이 들기 때문이다.
순검 5분 전
니들 다 주거써!
순검
소대장이
-순검
이라고 외치면, 피교육 생들은
-순검 순검 순검
을 세 번 외치고 죽은 듯이 긴장을 하고 차렷 자세로 대기를 해야 한다.
그러면 저 멀리서 교관과 소대장이 저승사자처럼 다가온다.
-순검 인원 보고! 총원 ㅇㅇ명, 사고 ㅇ명, 열외ㅇ명, 현재원ㅇㅇ명
순검 번호
-하나. 둘..셋..넷......순검 번호 끝
-사고 내용 동초 0명 열외는 보고자 ㅇ명 이상!
그러면 교관들은 그날그날의 기분에 따라서 옷장을 뒤지기도 하고,
암기 사항을 시키기도 하고,청소 상태 확인을 한다.
또 각자 개인 병기를 검사하기도 한다.
목적 자체가 교육생들을 괴롭히기 위함이기 때문에 어떻게 되었던 지적 건수는 잡히게 되어 있고,
그러면 또 우리들의 대가리는 바닥과 조우를 해야 하고, 또 한강 철교와 명태 말리기의
진수를 보게 된다.
실제로 훈련소 수료 때쯤 되면 머리의 가운데 부분이 많이 빠진 것을 볼 수 있다.
마지막은 대부분 연병장에 팬티 바람으로 집합이다.
그리고 그 이후엔 끊임없는 육체와 정신의 단련을 시킨다.
(아 고마운 분들....)
그래도 순검이 조금 수월한 날도 있다.
주간 훈련이 힘든 날은 순검이 조금 수월하게 받는다.
"천자봉 행군 날이나(요즘 시루봉 행군), 행암 구보 등 육체적으로 많이 구른 날은 조금 봐준다.
아~ 물론 소대장이나 당직 교관이 여자 친구 하고 좋은 일이 있으면 교관의 웃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아마 훈련소 생활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 순검이 아닐까 한다.
과실 보고 결산 시간이 제일 고통스럽겠지만, 그래도 그것은 훈련소 수료 기간 동안
4번을 넘지 않고, 또 과실을 받지 않으면 없는 시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순검!
이건 옛날 사진..
인터넷에 올라온 어느 해군의 신세타령이다.
6 정문이 나오는 것을 봐서는 요즘 이야기는 아니지 싶다.
훈련소 수료 후 3박 4일 휴가를 간 것을 보면 내 때와 비슷한 때인 것 같기도 하고....
입영영장 받고 나서 송별식을 하고나니
간다간다 나는간다 육정문이 어디인고
친구들아 잘있거라 고향산천 뒤로하고
더벅머리 빡빡깍고 육정문에 들어서니
선착순이 웬말이냐 꼴아박아 왠말이냐
밥이라고 주는것이 개밥만도 못하구나
그거라도 다먹으면 원도한도 없으련만
두어 숫갈 먹을찰라 식사 끝 동작그만
조석별로 주는기압 최강해군 육성이냐
간첩잡는 해군이냐 사람잡는 해군이냐
소대장님 중대장님 고향으로 보내주오
울고불고 발광해도 때는이미 늦었구나
산천초목 벌벌떠는 해군순검 시간이면
머리털이 삐쭉삐쭉 어금니가 덜덜덜덜
이십여년 키운몸이 여기와서 죽는구나
취침시간 소등하면 잠자는놈 하나없네
팬티바람 소이동에 비상훈련 선착순에
야단법석 하고나니 이제겨우 자나보다
애인꿈을 꾸려하니 총 기상 십오분전
사격장에 조교들은 피눈물도 없나보다
자세잡고 낮은포복 홀랑벗고 P T 체조
꽁초하나 피다걸려 하루종일 특수훈련
토요일과 일요일은 그누구가 만들었나
과업이나 없는날은 하루종일 뺑뺑이네
완전무장 선착순에 천자봉을 다녀오니
악귀같은 소대장이 수고했다 말해주네
인식표를 받아보니 피눈물이 앞을막네
이제모두 끝났구나 군대생활 다했구나
수료식날 천자봉을 다시보니앞이깜깜
간다간다 집에간다 삼박사일 휴가간다
그리웁던 집에가니 어머님이 나를보고
내아들이 틀림없냐 우시기를 끝이없네
꿈결같은 행정교를 아쉬웁게 수료하고
부임증을 받고나니 화산함이 웬말이냐
산넘으면산이라고 천번만번 맞는말씀
이제부터 시작인걸 나는아직 몰랐을까
해군순검 십오분전 이내몸은 벌벌떨고
암기사항 가르친다 공식집합 당했더니
짬밥먹고 돌았는지 빧다맞고 미쳤는지
잠안자도 안졸리고 빠따에도 감각없네
추석이 지났구나 오늘이 며칠인고
세월은 도는건지 시간은 가는건지
내고향은 연돌 옆 친구라곤 갈매기뿐
이럭저럭 살다보니 일병달고 힘주지만
이 놈도 걷어차고 저 놈도 걷어차고
웬날씨는 이리춥노 짠밥수도 제법인데
아무데서 막패는데 아이고오 나죽는다
선임제발 살려주소 교반장님 살려주소
순검끝 총원그대로취침 또하루가 가는구나
눈치보며 눈을감고 고향생각 하려는데
후타실 총원집합 쇠파이프 춤을추네
해군의 함상생활 그악명은 들었어도
이럴줄은 몰랐네 꿈에도 몰랐었네
지옥이 따로있나 생지옥이 여기있네
왠날씨는 이리춥나 왠파도가 이리치나
롤링피칭 춤을추니 내정신이 오락가락
탈영 할까 자살할까 굴뚝 같은마음 뿐
펼쳐진 내인생이 내청춘이 아까웁고
어머님의 선한 모습 눈물이 앞을막네
허구헌날 점검에다 선임 상륙 준비하랴
쫄다구의 하루는 백시간쯤 되나보다
끗발님들 치닥거리 안주조달 술마련에
소주한잔 구걸하면 기압빠진 쫄다구네
해군수병 물이구나 너털웃음 절로나네
해가뜨고 달이뜨고 세월은 흘러흘러
해군병장 고래병장 고향생각 하려는데
병장집합 총원집합 청천벽력 웬말이냐
갈수록 구만리니 이놈의 수병생활
희망있다 집에간다 제대날짜 보이누나
선임자들 재대하니 내가바로 대장이다
이제조금 알만하니 제대공문 날아왔네
쫄개들아 나는간다 수고해라 잘살아라
해군본부 인명부에 내이름이 남아있고
예비군이되었으니 대한민국 국민이고
이것이 충성이며 영광스런 국민이네
전역날에 후임비껴 전역복을 입고나니
변심했던 옛애인이 미소지며 날반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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