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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하사 이야기

해군 하사 이야기-암기 사항

by 머구리1 2014. 4. 18.

군대에서 제일 아이러니한 게 암기 사항이다.

그냥 몸으로만 때우면 될 것 같은데, 외울게 너무 많아서 실제로 훈련소에서

괴롭히는 것은 육체적인 고통이 제일 이겠지만 암기 사항도 이 못지않게 힘들다.

 

 

인간의 뇌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군발이의 뇌는 다르다.

군인의 계급별 뇌 상태는 어떨까?

 

 

 

 

 

 

 

 

 

 

 

 

 

 

정식으로 훈련을 받는 첫날 소대장은 암기 사항을 준다.

-금일 중으로 암기 사항 다 외워라, 못 외우면 그 대가를 오늘 저녁부터 치른다.

  (네가 외워바라 이시키야...물론 속으로만 하는 소리다.)

설마라고 하겠지만,

당일 저녁 순검 시간부터 곡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외울 것이 한두 개가 아니다.

대통령 전두환으로 시작되는 국방부 장관->해군참모총장->해군교육단장->훈련소장->대대장->소대장으로

연결되는 직속 상사의 라인을 외우는 직속상관 관직 성명

또 같이 따라오는 직속 상관 지휘 방침

보통 한 사람당 3줄 정도의 직속상관 지휘 방침인데 이게 헷갈린다.

 

 

군인의 길

 나는 영광스런 대한민국 군인이다.

하나, 나의 길은 충성에 있다.

조국에 몸과 마음을 바친다.

하나,  나의 길은 승리에 있다.

불굴의 투지와 전기를 닦는다.

하나,  나의 길은 통일에 있다.

기필코 공산적을 쳐 부순다.

하나,  나의 길은 군율에 있다.

엄숙히 예절과 책임을 다한다.

하나,  나의 길은 단결에 있다.

지휘관을 핵심으로 생사를 같이 한다.

이상!

 

 

해군의 다짐(이것도 요새 바뀐 것 같더라)

우리는 영예로운 충무공의 후예이다.

하나. 명령에 죽고 사는 해군이 되자.
둘. 책임을 완수하는 해군이 되자.
셋. 전기를 갈고닦는 해군이 되자.
넷. 전우애로 뭉쳐진 해군이 되자.
다섯. 싸우면 이기는 해군이 되자.

이상!

 

하사관의 책무

하사관은 군의 초급 간부로서 병과 생활을 같이 하므로

그의 모든 언행은 병사에게 직접 영향을 주게 됨을 자각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하사관은 임무 수행에 있어서 자신이 항상 명령과 법규를

솔선 준수하여 병에게 모범을 보이고

또 그들의 신상을 파악하여 선도에 노력하여야 하며

특히 장교와 병간의 교량적 역할을 하여야 한다.

이상!

 

 

순검의 목적(요새는 점호라고 한다)

순검은 그날의 최종 과업으로서

인원의 이상 유무. 취침상태. 청결 정돈 및.

명일의 전투준비에. 만전을 기함에 있다!

이상!

 

불침번의 임무

동초의 임무

해군 10대 군가..

M16 최대 사정거리.. 유효 사정거리..

기타 등등 디지기 많다...

 

아무것도 안 하고 이것만 외우라고 해도 머리에 쥐가 날 텐데

낮에 다른 훈련 쎄빠지게 받으면서 이걸 외워야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 외워진다.

 

저녁 순검 시간에

일렬로 쫙 서 있으면 교관이 지휘봉 또는 몽둥이로 배때지를 툭 친다.

 

-귀관

-악! 하후생 김땡칠!(하후생이하고 했는지 생도라고 했는지 기억이 가물 가물이다.)

-하사관의 책무!

-하사관의 책무! 하사관은 군의 초급 간부로서..어물~어물~

-대가리 박아!

-악! 하후생 김땡칠 대가리 박아!

 

다음 사람을 또 툭

-귀관

-악 하후생 이 땡칠!

-해군의 다짐!

-해군의 다짐! 우리는 영예로운 충무공의 후예이다.하나 ...쭈물쭈물..

-개시키 대가리 박아..

-악! 하후생 이땡칠 대가리 박아!

 

이러다 중간쯤 가면 나오는 소리

-이런 개 자제분들과 10 자제분들이 아직 정신 못 차리지?

-전부 대가리 박아!

-악!

 

-아쭈 목소리 그것밖에 안 나오지.다리 침상에 올린다. 실시!

-악!

 

-잘할 수 있나?

-악

 

-그래도 목소리 고것밖에 안 나오지?

-아닙니다.

 

-총기상

-총원 그대로 들어! 현재 시각  21시 33분.. 21시 34분까지 팬티 바람으로 연병장 집합한다. 실시!

-악

 

그렇다, 훈련생들은 ! 밖에 할 수가 없다.

그들은 깊은 생각도 해서는 안 되고,

특히 지가 옳고 그름은 판단하려고 했다가는 죽는다.

 

나중에 따로 이야기하겠지만, 해군 신병 훈련소만 있는 빵빠레다.

해군 출신 누구든 이 빵빠레는 이를 간다.

 

누가 군대의 취침 시간이 10시라고 했나?

훈련소에는 정해진 취침 시간이란 게 없다.

그냥 그날 당직 소대장의 기분 따라 정해지는 것이다.

만약 그날 당직 소대장이 애인하고 싸웠다면

그날 밤에 순검은 다 죽었다고 복창해야 한다.

 

그러니 군인을 애인이나 남편으로 두고 있는 여성분들은

제발 남편들 한테 잘 좀 해주기 바란다.

엉뚱한 놈이 고생한다.

 

이렇게 며칠이 지나면 웬만한 돌들도 다들 그 많은 암기사항을

중간에 끊어지는 것 없이 줄줄 외운다...

 

물론 여기서도 우리가 고급스럽게 붙인 이름

고문관은 있으며 그들은 또 전우애로

뭉쳐진 동기들을 힘들게도 하고 웃게도 하면서 같이 살아간다.

 

왜?

 

동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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