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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김여사 생일 날에..

by 머구리1 2014. 10. 8.

 

그래도 시간은 흘러서 또 김여사 생일이내.

올 생일은 참 특별하게 다가온다.

 

힘들었재?

고생 많았다.

그리고 그 힘든 과정 견뎌 줘서 너무 고마워.

참 힘든 한 해 였다고 스스로 위로해 본다.

살면서 내게도 올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던 일.

처음 암이라고 진단 받던날 기억나니?

 

담담한듯 이야기 했지만 얼마나 무서웠을까?

나도 어떤 할말이 없더라.

그날 회사에서 고등학교 동문들 모임이 있던 날이었지.

아무 생각이 없더라..

사정을 이야기하고 급하게 집으로 가긴 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정신없이 여기저기 알아보고 친구의 도움으로 서울에서 수술을

결정 하였지만 그래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수술을 하는 다섯시간동안 얼마나 마음 졸였는지 모르지?

얼마나 간절하게 기도 했는지 모르지?

수술실에서 나오는 모습이 얼마나 예뻤는지모르지?

살린 가슴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모르지?

내가 얼마나 감사 했는지 모르지?

 

수술후 첫날밤

통증으로 힘들어하는 당신에게 내가 해 줄수 있는 것은 손을

잡아주는것 뿐이었다.

 

순아!

아프지 마라. 내가 더 아프다.

다시 기억하기도 무서운 함암의 고통.

설마 했지만 어김없이 찾아오는 탈모.

두번째 항암을 하고 오던 날

속수무책으로 빠지는 머리를 어찌 할줄 몰라서

내가 면도기로  깨끗이 밀어 주었지.

 

눈물이 들킬것 같아서

"민머리도 예쁘다"고 농담을 했지만

결국은 내 눈물을 들키고 말았네.

 

마지막 항암의 고통.

서울에서 한밤중에 츨발해서 집으로 오는길

너무 힘들어 하는 순이 때문에 내 피로는 생각할 여력도 없었다.

그날 새벽3시에 출발해서 담날 새벽1시에 도착했지?

참 힘든 시간이었지만 내가 같이 힘들수 있다는게 다행이었다.

참다가 안 되어서 마산삼성병원에 찾아간 날 기억하니?

링겔 걸어놓은 것을 보면 토할것 같다고 덮어 달라고 했었지.

병원 문만 들어서면 토할것 같다고...

이미 헐어버린 식도로 피를 토하듯 헛 구역질을 했지.

 

미안해 순아!

같이 아파주지 못해서...

그리곤 아무리 주물러도 편치가 않아서 잠시도 한 자세로 있을수가 없었지.

"자기야 나좀 어떻게 해줘"라고 내게 사정 하지만 그저 열심히

주무는것 외에는 아무것도 해 줄수 없는 내 자신이 그렇게

원망스럽더라.

 

새벽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 먹었지만 배가 고프지

않더라.

그 와중에 잠시 찾아온 평온의 시간에 나를 걱정하던 당신.

어떡하니?

 

이제 아프지 마라.

같이 손잡고 허튼 소리 해 가면서 산과 들을 다니자.

웃고 살기도 짧은 시간이다.

아픔없이 즐겁게 그렇게 살자.

아침마다 감사의 태양을 바라보자.

아침마다 떠 오를 저 태양은 나와 순이의 하루를 위해 올라오는

햇살이다.

우리를 위하여 하루가 짧도록 즐겁게 살자.

그렇게 하루하루 한시간 한시간을 즐기자.

 

다시한번 10년쯤 전에 당신 생일날에 보낸 꽃바구이에 썼던 글로

내 맘을 대신할께..

태어나 줘서 고맙고!

내게 와 줘서 고마워!

그리고 이번 생일엔 내 소망인 이 리본을 단다.

내 허락없이

아프지 마라!

순아 !

생일 축하해!!!!!!!!!!!!!!!!!!

!세상에서 순이를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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