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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어깨에 짐은 누구나 있다.

by 머구리1 2013. 1. 11.

 

요즘은 초등학교 입학을 하면 가방을 사준다.

내 어릴 적 고향에서는 국민학교 입학을 하면
아버지께서 지게를 맞추어 주셨다.


지금 보면 예쁘장했을 만도 했던 지게가
쪼맨한 어린애 에게는 참 컸던 것 같다.


그 지게는 내가 커 가면서 조금씩 사이즈가 커져갔고.
내 전용지개는 내가 군에서 제대를 하면서 없어졌던 것 같다.

 

그전에 항상 시골집 마당 구석에 내 지게가 있었다.


겨울 방학에는 하루에 두번 오도재 넘어 범화산이라는 곳까지
꼬박꼬박 나무를 해다 날랐다.
구멍 난 운동화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칡덩쿨로 동여매고
아버지를 따라서 지게 가득 나무를 지고
할딱 거리는 숨을 가뿌게 몰아 쉬면서
다른 사람과 떨어지지 않게 부지런히
다녔던 것 같다.

 

한 고개를 넘은 후
잠시 지게 작대기에 지게를 맡긴 채
아버지 옆에 쉬고 있으면
나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측은한 눈길..
미안해하는 듯한 눈길을 기억한다.

 

그런데 그 어깨의 짐은 요새 아이들도 똑같은 것 같더라.


아침에 출근 같은 등교를 하는 고삐리 아들내미를 보면
그 어깨의 가방이 안쓰럽다.
판검사를 할 것도 아니고.
대통령을 할것도 아닌데
뭐 대단한 일을 할 거라고
아침부터 한밤중까지 학교에서 쎄가 빠지게 기다가
또 학원에서....

참 힘들게 하는 것 같다.


어쩌면 허리가 끊어질 것 같은 고통을 주는 지게보다
요새 애들이 더 힘든 짐을 지는 것 같다.

평범하게 그냥 한가족의 가장으로 살아가는 것도
참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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