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의 형제와 배우자중에서 제일 오래 살아계셨던 제일 위에 큰어머님이 돌아가셨다.
아버님 형제분들은 사고로 돌아가신 분 말고는 다 순서대로 가셨는데
며느리들은 막내 며느리인 내 어머님이 제일 먼저 가시고
제일 위에 큰 며느리인 큰어머님이 90을 한참 넘긴 나이까지 살다가 이제사 가셨다.
내가 그렇게 싫어했지만 결국은 자신의 뜻대로 시골로 와서
내 부모님의 산소 뒤켠에 들어가셨다.
내 어머님도 제발 裵家들 안 보이는 곳에 묻어 달라고 하셨는데
뒷쪽이긴 하지만 뒤 따라오신 시숙이나 손윗 동서가 반갑지는 않을것 같다.
이제껏 살면서 꽤 많은 조문을 다녀 봤지만
이런집은 처음이다.
누가 큰 상주인지도 모르겠고
상가집이 맞는지도 모르겠고..
무엇에 쫒기듯 그렇게 초상을 치고 갔다.
장례식장에서 2박3일후에 발인식도 없이 화장터로 가서는 한줌 재가 된 자신들의 어머니와
공원묘역 한 곳에 편히 쉬고 계실 아버지까지 다시 파 와서는
화장을 다시하여 부부간 합봉을 하여서
작은 좌판 하나를 깐 평장으로 ,
부모를 모셨다.
뭐가 그렇게 급했는지
절차도 다 안 끝났는데
상주들은 한 두명씩 내려가고..
결국은 막내 상주 혼자서 씩씩 거리면서 마무리를 하고...
교회 다닌다는 며느리는 교회 다닌다는 이유로 산소에도 안 올라와보고..
하긴 상복도 못 입는다고 했다는데 뭘 더 바랄까?
그들이 그렇게 섬기는 하나님이 과연 좋아할지 모르겠다.
영정 사진 가져갈 사람이 없어서 이것 또한 막내에게 가고..
발인제도 없고, 평토제도 없고...
초우,재우제도 삼우제도 없단다.
그럴 걸 뭐하러 산소를 만드는지....
그냥 화장터 납골당에 모시지..
납골당 사용료가 별로 비싸지도 않은데....
이런 사람들이 벌초는 올까?
결국은 또 막내 동생만 죽어라 벌초하러 다니겠지?
부모가 돌아가시면 쓰레기가 되는 세상이 서글프다.
2년 전엔가 장조카가 불만 가득한 문자를 보냈더라.
집안에서 자기 아버지 욕을 한다고 지 삼촌한테 한소리 들었단다.
집안에서 자기 아버지 욕 하는 사람도 없을 뿐더러
이제 포기를 했기 때문에 지 아버지에에 아무 말도 않는다.
장손이지만 장손스럽지 못한, 지 아버지에게 욕할 가치도 못 느끼는 건지 집안 사람 모두가
그분께 욕 안 한지 오래 되었다.
내가 벌초를 맡으면서 제일 먼저 당부한게
"오지 않는 사람 욕하지 말자"였다.
그런데 제 삼촌에게 엉뚱한 말을 들은 조카놈이 내게 따지고 들더라.
제 삼촌이라는 놈이 아마 자기가 형님한테 가진 불만을
집안을 핑계대서 이야기 한 모양이다.
그 삼촌이라는 나보다 한살이 많은 형이지만
교회를 다닌다는 핑계로 내 부모님이 돌아가셨을때도 찾아 오지 않았던 놈이다.
내 아버님은 제 결혼식에서 혼주석에 앉은 분이다
그런분의 상에도 오지 않은 놈이
제 형에대한 불만을 엉뚱하게 집안 핑계를 대면서 조카에게
이야기를했고, 세상물정 모르는 조카놈은 또 내게 화를 퍼 부은 것이다.
조카도 집안에 장손이지만 제 아버지의 영향인지
일체의 집안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
이번 초상기간에도 그놈의 교회 때문에 계속 시끄럽더라.
빈소에서 시간 시간 보는 예배 때문에 조문객이 기다려야 하고
또 시끄럽다고 지랄하고....
교회를 다니지 않는 막내 동생은 또 이게 불만이고..
어떻게 모든 집안 행사를 막내가 다 알아서 하는지....
그렇게 상이 끝나고 그들은 또 그들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쓰레기를 버린것이 아니라
정말로 부모님을 모셨다면
내년 벌초에는 꼭 그들이 왔으면 좋겠다.
막내만 올것이 아니라....
세상은 돌고 돈다.
내가 한 나쁜짓은 또 내 자식이 그대로 한다.
그게 교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