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아 가는 이야기

큰어머님 별세

by 머구리1 2015. 9. 10.

아버님의 형제와 배우자중에서 제일 오래 살아계셨던 제일 위에 큰어머님이 돌아가셨다.

아버님 형제분들은 사고로 돌아가신 분 말고는 다 순서대로 가셨는데

며느리들은 막내 며느리인 내 어머님이 제일 먼저 가시고

제일 위에 큰 며느리인 큰어머님이 90을 한참 넘긴 나이까지 살다가 이제사 가셨다.

 

내가 그렇게 싫어했지만 결국은 자신의 뜻대로 시골로 와서

내 부모님의 산소 뒤켠에 들어가셨다.

내 어머님도 제발 裵家들 안 보이는 곳에 묻어 달라고 하셨는데

뒷쪽이긴 하지만 뒤 따라오신 시숙이나 손윗 동서가 반갑지는 않을것 같다.

 

이제껏 살면서 꽤 많은 조문을 다녀 봤지만

이런집은 처음이다.

누가 큰 상주인지도 모르겠고

상가집이 맞는지도 모르겠고..

 

무엇에 쫒기듯 그렇게 초상을 치고 갔다.

장례식장에서 2박3일후에 발인식도 없이 화장터로 가서는 한줌 재가 된 자신들의 어머니와

공원묘역 한 곳에 편히 쉬고 계실 아버지까지 다시 파 와서는

화장을 다시하여 부부간 합봉을 하여서

작은 좌판 하나를 깐 평장으로 ,

부모를 모셨다.

뭐가 그렇게 급했는지

절차도 다 안 끝났는데

상주들은 한 두명씩 내려가고..

결국은 막내 상주 혼자서 씩씩 거리면서 마무리를 하고...

교회 다닌다는 며느리는 교회 다닌다는 이유로 산소에도 안 올라와보고..

하긴 상복도 못 입는다고 했다는데 뭘 더 바랄까?

그들이 그렇게 섬기는 하나님이 과연 좋아할지 모르겠다.

 

영정 사진 가져갈 사람이 없어서 이것 또한 막내에게 가고..

발인제도 없고, 평토제도 없고...

초우,재우제도 삼우제도 없단다.

그럴 걸 뭐하러 산소를 만드는지....

그냥 화장터 납골당에 모시지..

납골당 사용료가 별로 비싸지도 않은데....

이런 사람들이 벌초는 올까?

결국은 또 막내 동생만 죽어라 벌초하러 다니겠지?

 

부모가 돌아가시면 쓰레기가 되는 세상이 서글프다.

 

2년 전엔가 장조카가 불만 가득한 문자를 보냈더라.

집안에서 자기 아버지 욕을 한다고 지 삼촌한테 한소리 들었단다.

집안에서 자기 아버지 욕 하는 사람도 없을 뿐더러

이제 포기를 했기 때문에 지 아버지에에 아무 말도 않는다.

장손이지만 장손스럽지 못한, 지 아버지에게 욕할 가치도 못 느끼는 건지 집안 사람 모두가

그분께 욕 안 한지 오래 되었다.

내가 벌초를 맡으면서 제일 먼저 당부한게

"오지 않는 사람 욕하지 말자"였다.

그런데 제 삼촌에게 엉뚱한 말을 들은 조카놈이 내게 따지고 들더라.

 

제 삼촌이라는 놈이 아마 자기가 형님한테 가진 불만을

집안을 핑계대서 이야기 한 모양이다.

 

그 삼촌이라는 나보다 한살이 많은 형이지만

교회를 다닌다는 핑계로 내 부모님이 돌아가셨을때도 찾아 오지 않았던 놈이다.

내 아버님은 제 결혼식에서 혼주석에 앉은 분이다

그런분의 상에도 오지 않은 놈이

제 형에대한 불만을 엉뚱하게 집안 핑계를 대면서 조카에게

이야기를했고, 세상물정 모르는 조카놈은 또 내게 화를 퍼 부은 것이다.

조카도 집안에 장손이지만 제 아버지의 영향인지

일체의 집안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

 

이번 초상기간에도 그놈의 교회 때문에 계속 시끄럽더라.

빈소에서 시간 시간 보는 예배 때문에 조문객이 기다려야 하고

또 시끄럽다고 지랄하고....

교회를 다니지 않는 막내 동생은 또 이게 불만이고..

어떻게 모든 집안 행사를 막내가 다 알아서 하는지....

 

그렇게 상이 끝나고 그들은 또 그들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쓰레기를 버린것이 아니라

정말로 부모님을 모셨다면

내년 벌초에는 꼭 그들이 왔으면 좋겠다.

막내만 올것이 아니라....

 

세상은 돌고 돈다.

내가 한 나쁜짓은 또 내 자식이 그대로 한다.

그게 교육이다.

 

 

'살아 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슬이에게..  (0) 2015.10.26
이슬이 집 나가는 날  (0) 2015.10.13
2015 벌초  (0) 2015.09.07
허 허 허  (0) 2015.09.04
아침밥 먹기!  (0) 2015.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