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 알!
어제저녁에 김여사가 보내온 사진이다.
마지막 한 알이 남은 포장지....
타목시펜이라고도 부르는 타모프렉스라는 항 호르몬제다.
만 5년 동안 1800알이 넘는 약을 먹었다.
항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다 보니 부작용이 참 많은 약이다.
첫번째 부작용이 불면증이다.
5년간 수면제를 먹지 않고 3시간 이상을 자보지 못했단다.
가끔 한번씩 하는 얘기가 3시간 이상만 푹 자보면 소원이 없겠단다.
물론 병원에서 수면제를 처방해 주지만 뒷날 나타나는
무기력증과 메스꺼움 때문에 잘 먹지 않았다.
또 한두번 먹고 나니 내성이 생겨서 한 알 가지고는 효과도 없다.
시험 삼아 내가 한 알 먹었더니 저녁내 아파트 화재 비상벨이 울렸는데도 깨어나지 못했다.
그렇게 독한 수면제를 먹고도 제대로 못 잔다.
두번째 부작용이 간 기능 저하다.
간 기능 저하와 지방간을 같이 가져오는 것 같다.
김여사의 경우 올해초 간 기능 저하와 지방간으로 인해 두 달간 약을 끊었었는데
중단 후 두달만에 다시 검사를 해 보니 간 기능이 어느 정도 돌아와 있었다.
이 부작용 때문에 5년을 다 먹지 못하고 중도에 그만 두는 사람도 있고
김여사의 경우도 올해 초 간기능 저하로 2달간 복용을 중단했다가
다시 복용했다.
세 번째가 여성 산부인과 쪽 부작용이다.
강제로 여성 호르몬을 차단하다 보니 부인과 쪽으로 많이 안 좋다.
김여사도 덕분에 두세 번의 시술과 수술을 했다.
먼저 자궁내막증을 가져온다.
두꺼워진 자궁내막을 몇 번은 긁어내는 시술을 하지만 결국 나중에는 적출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자궁적출 시 난소도 같이 제거를 해서 여성 호르몬을 완전히 차단한다.
여성으로서 심적으로 허전한 감은 있겠지만 의사 말대로 좋게 생각하면
난소암이나 자궁암의 염려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
그럼에도 먹어야 하는 이유는 재발과 전이에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그 고통스러운 항암의 효과가 5%밖에 안 되는데
항호르몬제의 효과는 35% 정도가 된다고 하니
안 먹을 수도 없다.
5년 동안 그 힘든 과정을 견뎌준 김여사께 고맙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한 두 달이 지나면 숙면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아프지 말자.
고생했소 김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