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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피난생활 9일째

by 머구리1 2020. 4. 6.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는 코로나 때문에 세집 살림을 한지 오늘로 9일째다.

아직도 한 열흘은 더 해야할 모양이다.

지난주 금요일 일 마치고, 바로 함양으로 달렸다.

과속을 하지 않았는데도 차가 막히지 않아서 여섯 시 반쯤 도착할 수 있었다.

코로나의 여파인지 고속도로도 한산하다.

 

일찌감치 도착했더니 큰딸이 대게를 시켜놨다.

 

 

 

 

큰놈으로다가 2박스나 주문해 놨다.

대구에다 주문해서 시외버스에 실어서 보내는 모양이다.

아직까지 뜨끈하다.

참 좋은 세상이다.

KG당 43,000원에 주문했는데 그새 대게 값이 38,000원으로 내렸다고 가격차만큼

더 보냈다고 하더니 결국 4사람이서 다 못 먹고 남겼다.

격리 중인 둘째가 맘에 걸리기는 하지만 딸내미 덕분에 오랜만에 입이 호강했다.

대게를 배가 불러서 못먹을 정도로 먹어본 적은 여태 없었던 것 같다.

 

창원에도 배달이 된다니 담에 한번 더 시켜먹어야겠다.

대구에 있는 나리네 농수산 이다.

 

 

 

 

 

뒷날은 김여사와 둘이서 사과밭으로 마실을 나갔다.

동생 부부도 다른 일로 사과밭에 없어서 사과밭에 김여사 쉬라고 하고

조카 자전거를 타고 월평마을까지 들어가 봤다.

 

 

마을이 많이 훤해졌다.

그동안 흉물스럽게 남아있던 빈집들이 많이 철거됐다.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은 금세 폐가가 된다.

귀신사는 집처럼 변해버린 폐가들은 마을에 흉물이 되어 있었다.

덕분에 우리 집이 많이 훤해졌다.

(오른쪽 뒤에 있는 양옥집이 우리 집이다.)

집에 갔더니 마당 끝에 동생이 다시 담을 쌓는다고 정신없이 해 놨다.

또 동생이 고생깨나 하지 싶다.

아직도 집주인의 고집으로 철거되지 못한 집이 조금은 있지만 훨씬 좋아진 듯하다.

 

다시 사과밭으로 왔더니 김여사가 씀바귀를 뜯어놨다.

씀바귀인지 확신이 들지 않아서 카톡과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많은 사람들이 씀바귀가 맞단다.

창원 귀가 후에 담아먹으려고 묵에 담가뒀다.

 

 

고사리는 이제 막 올라오고 있고

두릅도 이제 눈을 뜨려고 한다.

아래쪽 유림에는 두릅이 났다는데 아무래도 해발이 높다 보니 조금 늦은 것 같다.

담주쯤에는 두릅이 날 것 같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백전에 십리 벚꽃길로 드라이브를 나섰다.

매년 벗꽃 축제를 하는 곳인데 코로나로 인해 축제는 취소되었고

사람들도 별로 없이 그냥 차를 타고 드라이브 겸해서 구경하는 사람들이 몇몇이 보인다.

(사진은 인터넷에서 퍼옴)

 

 

 

 

이 길은 병곡면에서부터 시작해서 백전면까지 이어지는 길인데 병곡면 쪽은 새길이 나면서

벚꽃길은 구도로가 되었고, 현재는 백전쪽 도로만 이동되고 있다.

절정에는 꽤나 화려할 것 같다.

 

나선 김에 이슬이한테도 가 보기로 했다.

오늘 코로나로 인해 비상근무가 있어서 농월정 입구에 근무를 선단다.

백전에서 안의 쪽으로는 산을 하나 넘으면 서하지 나서 바로 농월정이 나온다.

 

 

농월정은 예전에 김여사와 한번 간 적이 있다.

농월정 뒤쪽으로 난 산길이 선비길로 이름이 붙여져서 꽤 많은 이들이 찾는다.

결국 이슬이는 복귀했다고 해서 얼굴도 못 보고 집으로 귀가를 했다.

 

 

다음날인 일요일에 집에서 쉬고 있는데

사촌동생이 고향에 놀러 왔다고 사과밭으로 나오란다.

사과밭에서 또 동생 부부와 사촌동생 부부 그리고 매번 오는 동생 친구와

백숙으로 또 한 끼를 때운다.

 

 

 

피난살이 동안 몸무게가 더 늘어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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