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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유월의 산골

by 머구리1 2021. 6. 13.

한 달 만에 찾은 고향집

사과밭 닭장에는 새 식구가 태어났다.

근래에 계속해서 암탉이 알을 품으려고 해서 

계란을 넣어줬더니 병아리가 태어났다.

토종닭도 있는데 부화한 녀석은 모두 청계다.

총 열마리가 부화했는데 같이 있던 다른 닭들이 쪼아서 네 마리는 죽고

남은 여섯마리를 어미와 함께 새 닭장으로 옮겨줘서

식구들끼리 잘 살고 있다.

세상 모든 새끼들은 예쁘다.

 

마을 안 친구네 집 앵두도 잔뜩 익어서 단맛이 넘친다.

주막걸에 심은 체리나무에도 체리가 몇 개 열긴 했지만 

말랑말랑 한게 곧 떨어질 것 같다.

김여사와 몇개를 따 먹어봤는데 맛은 참 좋다.

점심 먹으러 가면서 본 체리농장에 체리는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있었는데

 결국은 농약 탓이었다.

동생은 체리는 농약을 안 친다고 알고 있었지만

체리도 한달에 한번 정도는 농약을 쳐야 한단다.

특히 꽃 필 시기에는 꼭 농약을 쳐야 하는데 동생은 농약을 치지 않았으니

열매가 다 떨어질 수밖에...

옆에 심은 열 그루 정도의 복숭아는 열매가 실하다.

 

 

 

부사는 아직 작지만 

홍노는 제법 사과 티가 난다.

일그러진 모양이 "난 홍노다"라고 얘기하는 것 같다.

어제 뉴스에 올해 밀양 쪽과 경북 쪽에 사과가 다 떨어졌다고 나오던데

이건 괜찮을지 걱정이다.

온난화의 영향으로 남부지역은 낙과 피해가 아주 심하다고 한다.

작년에는 긴 장마로 인해 피해가 컸는데....

산골이고 해발이 조금은 높아서 아직까진 괜찮은 것 같은데

이미 사과는 강원도까지 올라갔다.

품종 개발은 끊임없이 하겠지만 남부지방에서 사과농사는 갈수록 어려워질 것 같다.

하긴 노지에서 체리가 풍년인데 사과는 밀려올라 가는게지.

 

 

 

고향마을엔 또 공사가 한창이다.

마을 입구에는 새로이 마을 회관을 짓는다고 바쁘고

마을 안 길은 또 새로 수도관을 묻는다고 길바닥을 전부 파헤쳐놨다.

멀쩡한 마을 회관을 다 뜯어서는 

다시 짓고 있었는데 참 돈 많은 나라다.

몇십 년 전 마을에서 수도 공사를 하면서 

수고관을 수월하게 묻으려고 남의 집을 거쳐서 

묻다 보니 근래에 집을 짓고 하는 사람들에게 문제가 되는 것을

막고자 이제 마을 길을 따라서 다시 수고관을 묻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

갓골 돌아가는 길에는 또 지하수를 판다고 정신없다.

기존에 지하수가 식수에 부적절해서 새로 관정을 판단다.

마을 수도는

예전에는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직접 먹었다.

실봉이라고 부르던 곳에 원수지 파이프를 설치하고

마을 제일 위쪽에 저수탱크를 설치한 다음

각 가정까지 관을 연결하는 방식이었다.

이 방식의 문제가 산에 물을 그냥 사용하다 보니

잘 막힌다는 것이다.

원수지 쪽에 낙엽이나 모래,자갈 등이 막히고

중간 저수탱크에도 개구리나 다른 생물들이 생겨나서

수시로 청소를 해야 했다.

사람이 많이 살던 시절에는 문제가 안 됐지만

이제 갈 날이 멀지 않은 노인네들만 살다 보니

물이 막혀도 뚫으러 갈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애를 먹었는데

나라에서 지하수를 파줘서 이제껏 잘 사용했다.

 

공사들을 전체적인 계획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하다 보니 

마을 안길 포장공사 마친 지가 몇 달 되지도 않았는데

공사한다고 다 파헤친 것이다.

우리 집도 같은 문제가 생겼다.

마당에 콘크리트 포장 공사를 한지가 얼마 안 됐는데

집 진입로부터 수도관까지를 전부 깨 놨다.

복구는 해 주겠지만 제대로 복구가 될지도 모르겠고

아마 간섭하지 않으면 콘크리트 대신 간단한 아스팔트로 

대강 덮어놓고 말 것 같은데 모르겠다.

동생이 있으니 잘 알아서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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