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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하사 이야기

D.P(Deserter Pursuit)

by 머구리1 2021. 9. 14.

예전 안 좋았던 군대 시절의 기억 때문에 난 군대 드라마를 안 본다.

일부러 비켜가기도 하고 비슷한 것이라도 나오면 채널을 돌리기도 한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군대 관련 다큐 등의 다른 프로그램도 잘 안 본다.

 

유튜브에서 D.P라는 드라마가 하도 말이 많아서 집에서 쉬는 시간

넷플릭스에서 D.P를 보게 되었다.

처음에 맛이나 보자고 했던 것이 너무 집중되어서 6편을 끝까지 다 보게 되었다.

가슴이 답답한 게 가끔은 고개를 돌리고 안 본거나 빨리 감기를 해서

건너뛴 장면들도 있지만 약간의 코믹도 있고 해서 한 번에 다 봤다.

 

사실 그전엔 D.P라는 것이 뭔줄도 몰랐다.

아니 그런 직별이 있는지도 몰랐다.

탈영병을 잡아들이는 군인들의 경찰쯤 되는 곳인 것이란다.

 

예상대로 국방부에서는 2000년대 초반이었던 예전에 있던 일이고 

지금은 없는 일이라고 애써 불편한 감정을 표출한 모양이다.

국방부 말이 잘못된 것이

참으면 윤일병 되고 못 참으면 임 병장 된다는 얘기가 나온 것이

2015년이다.

선임들의 가혹행위 때문에 숨진 윤일병 사건이 2014년이었고

총기로 동료들을 죽인 임병장 사건이 2015년이란다.

이것 외에도 인터넷에서는 그 이후에 당했다는 피해자들이 많다.

밖으로 소문이 퍼진것만 이렇지

실제로 조용히 묻힌 것은 수십배는 될것이다.

 

내가 군생활하던 38년 전에도 구타 근절이라고 노래를 불렀다.

예나 지금이나 말로만...

구타 근절이라고 노래를 부르던 DI(해군훈련소 교관)들이 밤만 되면

몽둥이로 패 댔고

실무에서는 장교들이나 중상사들이 은근히 구타를 부추겼다.

말은 좋지

"애들 군기 좀 잡아라"

이 말이 "애들 좀 패라"라는 말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예전 이야기라고 하지만 여전히 지금도 존재하는 현실들이다.

아직도 심심찮게 들려오는 군대 내 집단 따돌림,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고 자랑하는 해병대에서 조차

구타에 익숙하지 않으면 기수열외라는 희한한 방법으로 괴롭힌다.

이 또한 참지 못하면 임 병장이 되는 것이다.

내가 마시지도 않은 콜라 때문에 삼일동안 걷지도 못할 정도로 

맞아서 허벅지와 팬티가 피로 붙었지만

장교나 중상사들이 한 일이라곤 밥 먹으로를 못가는 내 입을 막는 것 뿐이어서

빵을 사다주는 것 밖에 없었다.

 

얼마 전에 육군 사병식당의 부식이 인터넷에 나온 적이 있다.

요즘 사병들이 휴대폰을 가지고 있다보니

의도하지 않게 이런 것들이 조금씩 밝혀지는 것이다.

설마 했지만 아직도 개밥을 먹는 곳이 있었다.

또 되지도 않을 요란한 해결방안을 내놓고 있다.

가장 간단한 해결방법은 알면서도 안 한다.

군대 식사의 질 문제?

간단하다.

장군과 장교 부사관 사병들이 전부 같은 식당 이용하면 된다.

사관 식당이라는 이름으로 장교들은 다른 식당 이용하고

장군들은 또 따로 밥 먹고

이러면서 무슨 사병들 식사의 질이 올라갈까.

가장 기초적인 밥조차 다르게 먹는데 그 외적인 것이야 오죽할까.

왜 같은 부대에 근무하는 군인들의 식사가

장군의 메뉴가 달라야 하고, 장교의 메뉴가 달라야 하며

사병의 메뉴가 달라야 하는가?

 

나도 부사관 출신이지만 사실 가장 대접받아야 할 사람들은 사병들이다.

부사관이나 장교들은 군대가 직업인 사람들이다.

직업으로 선택해서 월급 받아서 가족 먹여 살리는 사람들인데

의무로 최저임금도 안 되는 돈을 받고 봉사하는 사병들만 

개 취급을 받는다.

뭐가 크게 잘못된 것 같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잘 못 되었다.

이런 인식이 군대 간부들부터 시작해서 일반 국민들까지 다 바뀌어야 한다.

 

이런저런 핑계 대지 말고 

장군부터 사병까지 같은 식당 같은 메뉴로 통일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