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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가을 추위

by 머구리1 2021. 10. 17.

지난 토요일 사과밭의 아침 6시 온도계다.

시월 중순의 날씨가 영하 1.8도 정도 된다.

아무리 지리산 골짜기라고 하지만 너무 낮다.

64년 만에 최저기온이라고 하니 내가 태어나서는 제일 추운 시월의 날씨다.

50년대의 예보 정확도까지 감안한다면 역대 최저일지도 모르겠다.

기후 변화의 영향은 대부분 무더위로 오는데 이런 추위도 기후변화의 영향일까?

 

 

햇볕이 잘드는 곳의 사과는 벌써 맛이 들었고 빛깔도 예쁘다.

이 정도면 판매를 해도 될 것 같다.

어제 내려오는 길이 마침 함양 장날이어서 구경을 했더니 이보다 못한 사과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혹시 낙과를 판매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낙과는 떨어지는 과정에서 상처를 입기 때문에 판매를 하면 안 된다.

바로 먹는 것은 상관이 없으나 금세 상한다.

풀 잎에 떨어진 것은 눈에 상처가 보이지는 않지만 며칠 지나면 그곳부터 썩어 들어가기 시작한다.

 

햇볕이 들지 잘 들지 않는 곳이나 아래쪽은 아직 색깔이 덜 들었다.

그늘진 곳이나 아래쪽은 햇볕이 잘 들지 않다 보니 색깔이 예쁘게 나지 않는다.

 

 

해서 이렇게 은박지를 깔아서 반사된 햇볕을 받게 한다.

농사일이 수월한 게 하나 없듯이 이 또한 고된 일이다.

일일이 벽돌을 날라서 하나씩 눌어 줘야 하고 전부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사실 사과 맛은 색깔에 그렇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사과맛은 색깔이 붉거나 푸른 것에 상관없이 잎의 광합성 작용에 의해서

시기가 되면 맛이 든다고 한다.

하지만 사 먹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색깔 안 든 사과는 맛이 없어 보이니 선택을 하지 않는다.

보기 좋은 사과가 맛도 좋다고 생각한다.

사과는 품종이나 일조량 또는 재배지의 토양이나 바람 등의 입지조건에 의해서 맛이 결정된다.

판매하는 사람은 소비자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으니 

이런 수고로움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올해는 사과가 맛이 좋다.

올여름 일조량도 좋았고 관리도 잘 됐다.

고생한 만큼 값도 잘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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