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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눈물 아버지의 눈물! 내 기억 속에 아버지는 유난히 잔정이 많은 분이었다. 내가 아버지의 눈물을 본 것은 세 번이었다. 한 번은 내가 군입대를 할 때였다. 버스를 탈때까지 아무 말씀 없던 아버지께서 버스가 막 떠나기 전 버스에 올라오셔서는 내게 500원 짜리 솔담배를 손에 쥐어 주시고는 잘 다녀오라는 말씀만을 남기고 내려가셨다. 그때 떠나는 버스의 차창 밖으로 아버지께서 손수건으로 눈을 닦는 것을 보았다. 애써 태연한척 하셨지만 아버지께서는 큰아들 군대 보내는 것이 못내 서운하셨던 것이다. 두번째 눈물은 여동생이 고등학교 입학할 때였다. 학교에서 공부를 꽤나 잘했던 여동생은 집안 형편으로 마산에 있는 야간고등학교에 입학을하게 되었는데 동생을 데려다주고 오셔서 술을 잡숫고는 저녁내내 우셨다. 자신이 못나 딸을 .. 2003. 1. 14.
살아가는 이야기(1997) 살아가는 이야기..... 배 석 현 7월 9일 아버지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내일 너거 어머이 생일인데 올 수 있겠나?” “아부지요 회사가 바빠서 안 되겠는데요” “그래 항상 바뿐기 존기다” 7월 20일 “내일 큰 아부지 제사에 같이 좀 가자이 할아버지 할머니 제사에도 혼자 같디 내가 영 미안 터라“ “아부지요 회사가 바빠요...” “그래 바뿌재...” 9월 12일 집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이번 주 일요일에 벌초하는데 올 수 있겠나” “바빠서요” 아버지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9월 21일 고향 불알친구들의 곗날입니다 밤 열두 시에 전화가 왔습니다 “야 임마 니한테 시간 맞춘다고 계속 늦추다가 니가 된다고 해서 오늘 날 잡았는데 안 오면 우짜노 니는 머가 만날 그리 바뿌노. 떼리 치와라 씨팔“ 10월 .. 2003. 1. 14.
코스모스 코스모스 (배다슬 초등학교 2학년때) 아름다운 가을단풍 물들은 때에 귀여운 코스모스가 피었어요. 키다리 코스모스 키를재어요 누가누가더큰가 키재기해요. 살랑살랑 살랑바람 불어오면은 키재다 말고 춤을추어요. 누가누가 더 잘추나 무도회를 열어요. 2003. 1. 14.
비 오는 날 오후 어둠이 제법 짙은 봄날 오후 가는 빗물 주룩... 그 맑음에 가슴 잎 속 시린 연서를 쓰던 목련꽃 한 송이 마음이 무거워 뚜욱... 모르는 사람들은 훗날을 위한 희생이라고... 하지만 난 아니지 그냥 내몸이 무거워서 피지 못할 내 못난 사랑이 부끄러워 땅속으로 숨을 숨길뿐이지. 삶은 그렇게 그냥 아름답지도 추하지도 않게 천천히 사라져 가는게지. 2003. 1. 14.
고향 2003. 1. 14.
어느 40대 가장의 고백 ^*^ 어느 40대 가장의 고백 ^*^ 나는 내가 아닙니다. 아내 앞에서 나는 나를 내 맘대로 할 수 없는 아내의 남편입니다. 명세서만 적힌 돈 없는 월급 봉투를 아내에게 내밀며 내 능력 부족으로 당신을 고생시킨다고 말하며 겸연쩍어하는 아내의 무능력한 남편입니다. 세 아이의 엄마로 힘들어하는 아내의 가사일을 도우며 내 피곤함을 감춥니다. 그래도 함께 살아주는 아내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나는 내가 아닙니다. 나는 아내의 말을 잘 듣는 착한 남편입니다. 나는 내가 아닙니다. 아이들 앞에서 나는 나를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는 세 아이의 아빠입니다. 요것 조것 조잘대는 막내의 물음에 만사를 제쳐놓고 대답부터 해야하고 이제는 중학생이 된 큰놈들 때문에 뉴스 볼륨도 숨죽이며 들어야합니다. 막내의 눈 높이에 맞춰.. 2003. 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