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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지안재를 바라보며

by 머구리1 2022. 2. 14.

1년 넘게 한 번도 보이지 않던 부모님이

삼일 연속으로 꿈속에 나오고 

뒤숭숭한 마음을 달래고자 부모님 산소를 찾았다.

 

창원에서 1시간 반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라

마음이 뒤숭숭하거나 힘든일이 있으면 자주 찾는다.

 

부모님 뒤에 앉아서 지안재를 본다.

부모님들은 저 지안재를 바라보며 

검은색 승용차가 한 대씩 올라올 때마다

내 아들인가 하면서 기다리진 않았을까?

 

어렸을 적

저 지안재에 앉아서 큰길쪽을 바라보며

장에 가신 어머니를 기다리는

장마중을 했던 곳인데

이제 저곳을 보며

부모님이 나를 기다리신다.

 

1월 28일에 다녀왔으니

3주밖에 안 된 시간이지만

꽤나 긴 시간인 것처럼 느껴진다.

 

세월의 흐름속에 지안재도 많이 변했다.

하나였던 산 가운데를 뚝 잘라서 깎아내린 다음

길을 냈고

꽤 높은 산등성이였던 곳은

이제 평지가 되고

또 관광지가 되어서

휴일이면 많은 자동차와 오토바이 자전거를 탄 사람들의

소모임 장소가 됐다.

덕분에 산간오지였던 오도재로 대표되는

내 고향마을 길은 자동차와 오토바이의 소음으로 정신없다.

 

길가에 집도 한집 두 집 늘어나더니

벌써 반경 100m 내에 5집이 됐다.

 

요즘

오도재 터널을 뚫는다는 뉴스도 들린다.

저길에 관광목적 외로 다니는 차가 몇 대나 된다고

터널을 또 뚫는다는 것인지....

별로 뚫을 이유가 없어보이는데.

군수의 공약사항이란다.

세금은 자기돈이 아니고

또 공사를 많이 해야 떡고물이 많이 떨어지니

자꾸 일을 만든다.

 

나 또한 고향으로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졌다.

그렇게 멀지 않은 시간에

부모님이 살던

고향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약간은 걱정스러우면서도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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