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한 번도 보이지 않던 부모님이
삼일 연속으로 꿈속에 나오고
뒤숭숭한 마음을 달래고자 부모님 산소를 찾았다.
창원에서 1시간 반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라
마음이 뒤숭숭하거나 힘든일이 있으면 자주 찾는다.
부모님 뒤에 앉아서 지안재를 본다.
부모님들은 저 지안재를 바라보며
검은색 승용차가 한 대씩 올라올 때마다
내 아들인가 하면서 기다리진 않았을까?
어렸을 적
저 지안재에 앉아서 큰길쪽을 바라보며
장에 가신 어머니를 기다리는
장마중을 했던 곳인데
이제 저곳을 보며
부모님이 나를 기다리신다.
1월 28일에 다녀왔으니
3주밖에 안 된 시간이지만
꽤나 긴 시간인 것처럼 느껴진다.
세월의 흐름속에 지안재도 많이 변했다.
하나였던 산 가운데를 뚝 잘라서 깎아내린 다음
길을 냈고
꽤 높은 산등성이였던 곳은
이제 평지가 되고
또 관광지가 되어서
휴일이면 많은 자동차와 오토바이 자전거를 탄 사람들의
소모임 장소가 됐다.
덕분에 산간오지였던 오도재로 대표되는
내 고향마을 길은 자동차와 오토바이의 소음으로 정신없다.
길가에 집도 한집 두 집 늘어나더니
벌써 반경 100m 내에 5집이 됐다.
요즘
오도재 터널을 뚫는다는 뉴스도 들린다.
저길에 관광목적 외로 다니는 차가 몇 대나 된다고
터널을 또 뚫는다는 것인지....
별로 뚫을 이유가 없어보이는데.
군수의 공약사항이란다.
세금은 자기돈이 아니고
또 공사를 많이 해야 떡고물이 많이 떨어지니
자꾸 일을 만든다.
나 또한 고향으로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졌다.
그렇게 멀지 않은 시간에
부모님이 살던
고향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약간은 걱정스러우면서도 기다려지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