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을 이틀 지난 아침달이 아직도 밝다.
새벽이라면 늦고 아침이라기엔 조금 빠른 시간.
내 출근 시간은 보통 6시쯤이다.
업무는 8시부터 시작이지만
아침에 차 막히는 게 싫고
여유롭게 시작하는 것이 좋아서 일찍 출근한다.
어쩌면 미리 챙겨야할 게 많던
20여 년의 보직자 시절부터
몸에 익은 습관인지도 모르겠다.
나이가 들면서 아침 잠이 없어진 탓일 수도 있다.
어쩌다 1시간쯤 늦게 출근하면 하루 종일 허둥대게 된다.
8시 다 돼서 출근하는 사람들이 사실 이해가 잘 안 됐다.
저렇게 급하게 일을 시작하면
하루종일 마음이 바쁘게 될 텐데..
올해 들어서는 매번 1등이다.
같은 탈의실을 사용하는 사람중에
작년까지는 그래도 나보다 먼저 출근하는 사람이
서너 명 있었지만
그 사람들이 다 퇴직을 하고 나니
이제 내가 매일 일등이다.
결국 회사에서 제일 늙은사람 중에 한 명이 된 것이다.
출근이 빠른사람 대부분이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다.
그래도 일찍 출근하면 기분이 맑다.
요즘은 추워서 덜 하지만
가을 아침엔 새벽 공기가 참 좋다.
공단지역 공기가 거기서 거기겠지만
그래도 새벽 공기는 상큼하다.
주차장에서 사무실까지 짧은 길이지만
기분이 참 좋다.
오늘 아침 창원날씨가 많이 차갑다.
영하 6도로 올해 들어서 제일 추운 날이다.
작년 언제쯤 영하 6도로 내려가고 처음이다.
저 윗동네 사는 사람들에게야
영하 6도에 춥다고 하는 사람을 엄살이라고 하겠지만
이 동네에선 강추위다.
출근길이 대략 10km쯤 되다 보니
차 따뜻해지면 회사 도착이다.
작년에 퇴직한 사람이 그랬다.
정년퇴직 당해년은
시간이 정말 빠르다고.
돌아서면 1 달이라고.
정말 그렇다.
일주일이 후딱이고
돌아서면 한 달이 지나간다.
세상에서 제일 느리다는 월급날조차 빨리 돌아온다.
퇴직을 하고 나서는 더 빨라질지
일시적으로 조금 느려질지는 모르겠으나
지금은 최고의 속도다.
직장 생활에 별 미련이 있는 것도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