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창원삼성병원에서 22년도 종합 건강검진을 받았다.
회사에서 매년 부부간에 종합건진을 해 주는데 금년이 마지막 해다.
이제껏 회사 덕분에 매년 1번씩은 부부가 종합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었다.
때로는 아는 게 병이어서 걱정을 미리 앞당겨서 하는 부작용도 있긴 하지만
회사의 꽤 많은 사람들이 암을 조기진단받아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아내도 14년도 종합건진에서 유방암을 발견했다.
이번에는 나는 일반 건진+건강보험공단에서 하는 폐암 검사를 받았고
김여사는 4대 암 검사를 받았다.
창원삼성병원 종합건진센터의 직원들은 정말 친절하다.
하루종일 웃고 있어야 하는 일이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개중에는 진상 고객들도 분명히 있을 테고, 갑질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 텐데
얼굴에 미소나 말투가 참 친절하다.
회사에서 교육을 많이 받겠지만 그래도 사람 대하는 직업이 쉬운 일이 별로 없다.
하긴 우리도 예전 삼성 시절에는 그룹 비서실에서 수시로 암행조사를 했다.
불시에 전화를 걸어서 친절도를 조사하는 것이다.
잔업을 못하게 할 때는 근무시간 이후에 불특정 부서에 전화를 걸어서
누군가가 전화를 받으면 그 부서장과 담당 임원은 문책을 당했다.
이런 것은 삼성이 참 잘한다.
다른 병원에 비해 약간 비싸긴 하지만 주차장이나 편의시설 등도 아주 좋다.
해서 큰딸도 관계사 직원 할인으로 매년 이곳에서 종합건진을 받는다.
작은 병원들이나 건강검진 전문병원들의 경우는 무료로 해주는 추가 검사가 1~2개 더 있고
수면 내시경시 마취 비용도 무료로 한다.
아침 일곱 시 40분쯤 도착했더니 벌써 시작을 하고 있었다.
부지런한 사람 많다.
병원에 근무 시작 시간이 9신데 이곳은 8시 이전에 시작을 한다.
다른 곳은 그런대로 빠른데, 초음파 검사실은 조금 밀리고
특히 내시경검사실은 많이 밀린다.
작년에는 내시경을 먼저 받을 수도 있었는데 올해는 폐 CT를 먼저 찍어야 해서
내시경 검사가 더 늦어졌다.
내시경에서 대략 30분 이상은 기다린 것 같다.
지금까지 나온 검사 결과는 대략 양호다.
갑상선과 상복부 초음파에서는 결절이 있긴 하지만 작년과 변화가 없으니 괜찮고
위내시경은 만성위염이 약간 있긴 하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란다.
최종검사는 약2주일 후에 나온다.
위 내시경은 매년 받고 있다.
난 내시경 검사 시 항상 수면 내시경을 받는다.
수면비 5만 원을 추가해야 하지만 목구멍의 그 구역질과 고통이 싫어서 그냥 수면을 한다.
수면내시경도 예전에 프로포폴을 사용할 때는 마취가 깰 때 기분이 좋았는데
이 약이 금지 약물이 되는 바람에 다른 약을 사용하고 나서는 뒤끝이 별로 안 좋다.
그래도 마취가 되는 순간은 편안하다.
난 이 마취가 되는 순간을 좋아한다.
그것을 느껴 보려고 매번 정신을 바짝 차리고 기다리는데 못 느끼고 갑자기
마취가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올해도 어느 순간인지 모르게 마취가 되어버려서 그 순간을 못 느꼈다.
마취가 되는 순간 머리가 띵해지면서 몸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느낌인데
이때 기분이 참 좋다.
아마 사람이 죽을 때도 이 느낌이 아닐까 상상해 본다.
어쩌면 죽을 때는 정신이 먼저 없어져서 이 느낌도 못 느낄 것 같기도 하다.
어제 아침 갑자기 김여사의 목소리가 쉰 소리가 난다.
나도 토요일 금요일부터 목이 칼칼하고 해서 찝찝했다.
회사에서 코로나 확진자를 접촉한 적도 없고,
가족 중에도 확진자가 없지만 전 국민의 20%가 걸렸고
우리 회사도 그 정도 확진가가 나오다 보니 매번 불안하다.
둘 다 급하게 집에 있는 자가진단 키트로 검사를 해보니 정상이다.
아는 게 병이다.
하지만 우린 김여사 때문에 남들보다는 예민하다.
증상이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전국에서 하루에 4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온다.
그 사망자는 대부분 기저질환자이고,
그 기저질환이라는 게 또 대부분 폐질환과 당뇨, 그리고 고혈압이다.
유방암 때문에 항 호르몬제를 먹고 있는 김여사는 그 부작용으로
당뇨와 고혈압을 가지고 있다.
누구에게는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오미크론이 누구에게는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특히 더 조심한다.
다행히 둘 다 음성이어서 웃고 말았지만
때로는 모르는 게 약일 수도 있다.
경옥고와 하수오고 우계의고를 먹은 김여사는 모르는 사이 기력이 많이 살아났다.
나 또한 경옥고 한 병을 다 먹어가는데 지금은 불면증 없이 잘 잔다.
시간에 관계없이 저녁 8시 이후에는 잠이 온다 싶으면 무조건 잔다.
그 시간을 넘기면 잠들기가 쉽지 않다.
보통 9시 근처에 잠들면 중간에 한번 깨기는 하지만 4시까지는 잘 잔다.
김여사도 새벽녘에 보면 내가 움직이는 것을 모르고 잔다.
간혹 잠을 못자는 날도 그렇게 피곤하지는 않다.
체중을 좀 더 줄여야 하는데 쉽지않다.
근육량도 괜찮고 다 괜찮은데 몸무게가 5kg만 더 줄면 좋겠다.
먹는 것으로 조절하면 결국은 나중에 다시 돌아온다.
결국 근육량을 늘여야 하는데 나이가 들어가니 근육도 늘지 않는다.
시골로 돌아가면 조금은 나아질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살아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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