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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피난 살이

by 머구리1 2022. 4. 18.

아들내미가 지지난 주 금요일에

집사람이 지난주 화요일에

코로나 확정 판정을 받았다.

약속한 것처럼 함양에서 따로 사는 큰딸도 일요일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말 조심했는데, 조심한다고 되는 것도 아닌 모양이다.

기저질환을 가진 김여사 때문에 그동안 장례식장이나 결혼식장은 일체 피했다.

그런데도 찾아온 손님을 박대할 수는 없었는지 세 식구가 사이좋게 걸렸다.

그중에도 같이 사는 난 쌩쌩하다.

나도 목이 따끔거리고 칼칼해서 세 번 정도 진단키트로 검사를 해 봤지만

그때마다 음성이었다.

지금도 목은 계속 따끔거린다.

대신 열은 없다.

환자: 비환자 비율에서 2:1로 밀리다 보니 내가 피난을 떠났다.

집에 있어봤자 방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TV만 계속 볼 것 같아서 시골집을 찾았다.

 

마을 입구에 동생 밭에는 복숭아 꽃과 체리꽃이 활짝 폈다.

올해는 체리가 좀 열리려나 모르겠다.

농약을 치면 안 되는 줄 알고 매년 농약을 안 쳤더니 열매가 제대로 달리지를 않았다.

인터넷 찾아보니 꽃 필 시기에 농약을 쳐야 한단다.

저 원두막을 치워야 할 텐데....

저기에 원두막이 있으니 여름에 옆에 개울에 피서온 사람들이 정부 시설인 줄 알았다고 하면서

저기에 놀고는 쓰레기를 그대로 버리고 간다.

가끔은 복숭아도 손을 탄다.

저게 정부시설이 아니라 개인 재산이라는 것은 원두막 상태만 봐도 누구나 안다.

정부 시설이 저렇게 노후화한 것은 없다.

알면서 모르는 체 할 뿐이다.

사과밭이나 다른 곳으로 옮겨야할 것 같다.

이땅도 원래 400평이 넘었는데 농로 낸다고 야금야금 갉아 먹더니 이제 200평 남짓 남았다.

 

 

 

서울에 잘 사는 친구가 자신의 형님 귀향을 위해서 집을 짓고 있다.

형님이 나이가 많고 당뇨가 있어서 귀향을 결심하였고

동생이 집을 지어주기로 한 것이다.

나도 그렇지만  이 형님도 참  좋은 동생을 두었다.

 

 

앞산에 두릅은 이제 막 피어났다.

산 위에는 아직 피지 않았고 낮고 햇볕이 많이 드는 지역은 두릅이 피었다.

 

 

취나물도 제법 났다.

어떤 곳에는 뭉텅이로 많이 난 곳도 있다.

비닐봉지에 한 봉지 뜯어서 집에 와서 나물을 무쳤는데 향이 참 진하다.

난 봄나물 중에서 취나물을 제일 좋아한다.

그것도 산에서 나는 것이 좋다.

밭에 재배한 것은 확실히 향이 덜하다.

 

 

새로 만든 사과밭에는 철쭉도 피었다.

지난번에는 진달래가 가득했는데 지금은 철쭉이 가득하다.

2주 사이에 햇살이 산을 많이 바꿨다.

예년에 비해서 나물이 올라오는 시기가 1주 정도는 빨라진 것 같다.

온난화의 영향인지 올해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하긴 올해만 그런 것이 아니라 매년 계속 조금씩 빨라져 왔겠지.

못 느꼈을 뿐이다.

 

이놈의 코로나는 사람마다 다른 모양이다.

어떤 이는 아무런 증상도 없이 끝났다고 하던데 우리 집은 아닌 것 같다.

아들내미는 열흘이 다 됐는데 아직까지 심하게 기침을 하고 있다.

며칠 전부터는 콧물까지 줄줄이다.

김여사도 처음 3일은 증상이 없었는데 뒤로 목이 아프고

어제부터는 기침도 한다.

이제 끝날 시간인데....

다행이 큰딸은 아무런 증상 없이 끝나서 어제부터 출근해서는 밀린 일을 한 모양이다.

검사할 때마다 음성으로 나오는 나도 일주일 이상 목이 따끔거린다.

우야던둥 빨리 낫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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