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정년 휴가다.
별로 실감 날일도 없던 정년이 정년 휴가를 받고 보니 실감이 난다.
정확히는 정년 휴가는 아니고 정년 특별 휴가다.
정년이 되는 해 회사에서는 부부동반 5박 6일 해외여행을 보내준다.
그동안 고생했다고 부부간에 여행을 보내주는데 무조건은 아니고
최소 근속 기간이 25년 이상인 사람에 한해서다.
여행을 가지 않는다고 휴가를 별도로 주지는 않는다.
여행 경비는 현금으로 지급하지만 휴가는 주지 않는다.
혹시 사람들이 일부러 여행 안 가고 돈만 받아 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인간관계가 껄끄러운 사람들과 며칠 동안 해외여행을 하는 것을
꺼려 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코로나가 오면서 자동으로 해외여행이 없어졌고
올해는 실시하려 했으나 다시 코로나가 증가하는 추세다 보니
회사에서도 부담이 됐는지 해외여행을 취소하고
그냥 휴가를 6일씩 주기로 했다.
결국 3년 동안 정년자 해외여행은 없어졌다.
원래 회사에는 정년 휴가가 따로 있다.
정년이 되는 해에 3개월간 휴가를 쓸 수 있다.
대신 휴가 기간에는 기본급만 받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임금 손실이 있다.
그러다 보니 정년 휴가를 쓰려는 사람이 별로 없다.
물론 수술을 한다든지 또 다른 계획이 있는 사람들은 휴가를 사용할 수 있겠지만
몇 달만 지나면 평생 놀 사람들인 정년퇴직 대상자들이 휴가를 사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난 아내의 정기검진과 결과 확인이 있는 다음 주에 휴가를 신청했다.
내일부터 다음 주 금요일까지 휴가니 내일은 시골에 가서 동생 사과밭에
사과를 따고, 벌초도 하고, 있다가
월요일에 서울 병원에 검진을 받고 다시 함양으로 왔다가
금요일에 병원에 결과 확인하고 창원으로 내려올 계획이다.
아마 휴가 기간에는 동생 사과밭에 사과 따는 일을 도와야 할 것 같다.
올해 사괏값이 잘 나오려나 모르겠다.
힘들게 농사지은 것이니 값이나 제대로 받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