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월요일에 검사를 받고 금요일에 검사 결과를 들었다.
쉬엄쉬엄 흘러가는 것 같던 세월도 벌써 8년이 넘어가니
암환자라는 사실도 덤덤해진다.
어쩌면 잊고 사는 게 더 행복할지도 모른다.
몸 관리가 어쩌고 하겠지만 몸 관리라는 게 특별히 신경 쓴다고 더 좋아지지도 않을 것이고
그냥 편하게 맘 먹고 살아가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한다.
이번에는 검사시간을 대략 체크해봤다.
함양에서 새벽 03:40 출발해서
그렇게 서둘지 않고 운전했더니 7:10 쯤 병원에 도착했다.
이후 검사과정은
7:25 채혈
7:30 영상의학과 접수
09:00 유방 X-Ray 촬영
09:15 유방 초음파
09:25 C/T
10:00 핵의학과 접수
10:10 뼈스캔을 위한 약물 주입
10:20 MRI
12:20 뼈 스캔
중간에 뼈스캔을 위한 약물 주입 후에는 식사를 하여도 되기 때문에
보통 이 시간에 식사를 한다.
검사 예약시간이 9 시기 때문에 채혈 후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사실 검사하는데는 굉장히 빨리 돌아간다.
다른 때 보다 사람이 적었던 것 같기도 하다.
5일 후에 결과를 보기 위해서 다시 병원을 찾았다.
결과는 별 이상 없음.
의사는 혼잣말로 "그만 먹어도 될 것 같은데..." 한다.
그러면서도 큰 부작용은 없다고 하자
그러면 계속 먹는 게 좋겠다고 한다.
주치의 말로는 페마라를 5년간 다 채워 먹는 사람이 많이 없다고 한다.
물론 부작용 때문이겠지만.
김여사는 일단 더 먹어보겠단다.
약간의 부작용이 있긴 하지만 견딜만한 부작용이다.
어쩌면 익숙해진 것일지도 모른다.
여전히 입맛은 없고, 불면증을 달고 산다.
내년 3월에 혈액검사만 다시 해 보잔다.
지난번 검진 때 이제 1년에 한 번만 검사하면 된다고 해서 다시 물어보니
약(페마라) 때문이란다.
약이 현 의료법상 6개월 이내만 처방을 할 수 있단다.
해서 약을 먹지 않으면 1년에 한번만 검사를 하면 되지만
약을 먹으려면 처방전을 받아야 하고 그러려면 6개월에 한 번은 검사를 받아야 한단다.
그래도 다행인 것이 일단 검사 당일에 결과까지 확인이 가능하단다.
의사들 마다 검사방법이 다른 것 같다.
지난번 주치의는 혈액검사 결과가 일주일 후에 나오기 때문에 검사 결과 확인이 늦는다고 했는데
지금 주치의는 당일 3시간 후에 혈액검사 결과가 확인 가능하단다.
어찌 됐던 먼 길을 가야 하는 지방 거주자의 입장에서는 한 번에 결과까지 볼 수 있다면
반가운 일이다.
여전히 김여사의 밥그릇은 늘지 않는다.
하루 종일 먹는 것이 밥 한 공기도 안 되지 싶다.
그렇다고 다른 주전버리를 많이 하는 것도 아니다.
사과라고 먹어봐야 작은 것 한 개 정도다.
내년부터는 나도 백수니 시간은 많지 싶다.
퇴직 후 별도의 계획을 가진 것도 아니고 그냥 시골에서
동생 사과밭 일이나 도와주면서 살 계획이다.
먹고사는 것이야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에 개인연금 보태면
특별히 풍요롭지는 못할지라도 남에게 민폐 끼치지는 않고 살 수 있을 것 같다.
이 또한 산골 출신이라 가능한 일이고
부처 같은 동생이 있음에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