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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산삼 축제

by 머구리1 2022. 9. 14.

추석날 아내와 함양읍에 산삼축제 구경을 나갔다.

축제의 주요 무대가 상림숲 근처라 오도재 아래 내 고향마을에서는

대략 10km정도의 멀지 않은 거리다.

 

예전에는 천령문화제라 불렀다.

그러던 것이 중간에 물레방아 축제로 불렀다가

산삼축제로 바뀌었다.

함양에 산양삼 재배를 많이 하니 지역 특색을 살린다고 이름을 바꾼 모양이다.

 

이름은 산삼축제지만 특별히 산삼축제라고 보일만한 것은 별로 없다.

산양삼 판매장이 한 곳 있고, 또 산양삼 찾기 이벤트를 한다는 것 빼고는

일반적인 지방의 축제와 다른 것이 없다.

초청가수들을 부르고, 품바공연이 있고 대부분의 공간은 장사꾼들의 장소다.

그중에서도 먹는 장사꾼들이 으뜸으로 많다.

 

느낀 몇가지 문제점을 적어본다.

 

첫째로 너무 장사꾼 위주다.

산삼축제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일반 장사꾼들이 대부분이다.

옷 파는 곳까지 있었다.

물론 축제에 장사꾼들 특히나 먹거리 장터가 기본이겠지만

어느 정도는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둘째로 산삼판매장이다.

산삼축제다 보니 산삼 판매장에 신경을 많이 썼겠지만 결과도 그만큼 좋은지 모르겠다.

산양삼을 파는 곳 대부분이 고가의 선물세트만 판매를 한다.

물론 산삼주 등의 비싸지 않은 것들도 있긴 하지만 너무 초라하다.

이곳에 오는 사람들이 고가의 선물 세트보다는 한 두 뿌리씩 기념으로

사기를 원하는 관광객들일 텐데도 판매하는 물건들은

대부분 20만 원에서 200만 원까지의 고가품 들이다.

인터넷에 구입하면 여기보다 훨씬 싸게 살 수 있는데

뭐하러 이곳에서 그렇게 비싼 물건을 구입하겠는가.

차라리 축제에 온 기념으로 한두 뿌리씩 사 먹을 수 있도록

저렴한 낱개 판매를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셋째로 시기다.

어쩌면 제일 큰 문제일 수도 있다.

추석 근처에 행사가 열리면 함양군민 외에는 오기가 어렵다.

산양삼 재배하는 사람들이 추석에 축제를 하기 원하는 모양이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어차피 산양삼을 사 가는 사람은 함양 출신들밖에 없단다.

그래서 추석에 해야 한단다.

내 생각엔 함양 사람들이 더 안 사 갈텐데....

전국적인 축제를 지향한다고 광고도 많이 하고 하던데

추석에 축제를 하면 타 지역 사람들이 오겠는가?

추석에 축제를 하다 보니 죄 없는 공무원들만 죽어난다.

공무원들이 무슨 죄라고 명절에 쉬지도 못하고 행사에 동원되어야 할까.

아마 길 안내하고 각 부스에서 안내하는 사람 대부분이 공무원들일 것이다.

애먼 공무원들이 추석에 쉬지도 못하고 관광객들에게 욕먹어 가면서 개고생을 하고 있다.

차라리 어버이날 근처인 봄으로 시간을 바꿔보면 어떨까?

 

그렇다고 다 잘못 된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름 좋았던 것도 있다.

 

제일 잘 한 것은 상림 숲 안에 장사를 못하게 한 것이다.

언젠지는 모르겠지만 산삼 축제시 상림숲 내부에도 장사를 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림이라는 상림숲 내부에서 벌어지는

장사꾼들과 관광객들의 소음, 음식 냄새는 정말 꼴불견이었다.

어떠한 경우에라도 상림숲 내부는 보호가 되었으면 좋겠다.

 

주차장도 나름 잘 되어있었다.

방문객이 적은 탓인지는 몰라도 주차장도 여유가 있어서 좋았다.

다만 맨 위쪽 주차장은 출입구가 같이 되어있어서 조금 혼잡했다.

나가는 곳과 들어오는 곳이 따로 되어있어야 하는데 한 곳으로 되어있다 보니

나가는 차량과 들어오는 차량이 뒤섞여서 혼잡하였다.

이 혼잡은 사실 주차선 외에 주차를 한 얌체 운전자들로 인한 것이다.

주차장 내부에 진출입로는 두대의 차가 비켜갈 수 있을 정도로 넓었는데도

그냥 자기만 편하자고 진출입로에 주차를 하고 간 운전자들의 양심 문제다.

 

아울러 꽃 단지도 잘 가꾸어져 있었다.

사실 상림은 꽃 단지로도 인터넷에 유명하다.

예전 연꽃을 심었을 때부터 시작해서 여러가지 꽃들을 가꾸면서

아름다운 꽃밭으로 유명해졌다.

이 또한 관련 공무원들의 노고가 컸을 것이다.

 

 

 

 

지방자치제가 되면서 자치단체들의 축제가 우수죽순처럼 많이 생겼다.

단체장의 치적 쌓기도 될 것이고 선거 운동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돈 쓰기도 될 것이다.

어떻게 되었던 국민의 세금으로 치러지는 행사들이다.

그만큼 내실 있게 기획과 운영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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