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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늙어가는 것들

by 머구리1 2022. 9. 15.

주인을 따라서 살림살이들이 하나씩 고장이 나기 시작한다.

내가 늙어가듯 살림살이들도 조금씩 늙고 있었나 보다.

 

추석 며칠 전날, 아침까지 잘 되던 냉장고가 국밥 한 그릇 먹고 오니 갑자기 안된다.

추석이라고 음식은 잔뜩 들어있어서, 

삼성전자 서비스에 AS신청을 하니 다음 주 목요일이나 돼야 된단다.

니미럴 다음 주 목요일이면 추석을 지나서고 열흘이나 냉장고 없이 살아야 한다.

냉장고 나이도 있고 하니 그냥 새것으로 바꾸자 했다.

아마 10년은 넘었지 싶다.

요즘 가전제품은 수명이 그렇게 길지 못하다.

휴대폰도 2년 정도면 바꿔야 하고, 길게 써도 5년을 못쓴다.

이번엔 삼성이 아닌 LG로 바꿨다.

내 생각에 컴퓨터와 휴대폰은 삼성이 좋지만 가전은 LG다.

집에 TV도 삼성과 LG를 같이 사용하는데 구형이고 오래된 LG TV가 

아직까지 화질이 훨씬 좋다.

아울러 모든 물건은 독점이 되면 안 된다.

요즘 냉장고도 비싸다.

훌쩍 400만 원이 넘는다.

 

 

추석 전, 정년휴가 시 동생 사과밭 일을 도와주다가 점심을 먹고 올 때

농로 끝단 난간에 뒷바퀴가 순간적으로 빠졌다.

사과 선별 및 박스 이동에 몸이 많이 피곤해서 조금 어지러운 상태였다.

집에 내려와서 보니 타이어 공기압 부족 알람이 뜬다.

차를 보니 타이어 공기가 많이 빠져있다.

펑크를 때우려고 타이어 수리점에 가서 타이어를 분해해서 보니 안쪽이 많이 상했다.

타이어가 누룽지 벗겨지듯 벗겨져 있고, 휠도 크랙이 가 있다.

이 상태로 서울을 다녀온 것이다. 아찔했다.

크랙이 간 휠은 사장님이 알미늄 본드로 때워 주면서 이 정도면 괜찮으니까 그냥 타란다.

타이어만 4짝을 다 바꿨다.

타이어 교체한 지가 3년이 다 안 됐고, 3만 km 조금 더 탔는데 너무 많이 닳았다.

한국타이어가 승차감은 좋은 대신에 지우개인 모양이다.

보통 4~5년은 타는데...

 

 

그저께 발견한 것이 위에 사진이다.

몇 달 전에 어느 놈이 발로 찼는지 안개등 고정장치가 깨져 있어서 덜렁 거렸다.

급하게 카센터에 가서 임시로 고정해서 잘 다녔는데 결국 다시 터져버렸다.

현대자동차 서비스센터인 블루핸즈 집 가까운 곳에 찾아갔더니 

앞 범퍼를 바꾸어야 한단다.

안개등 고정 브래킷 대여섯 개 중 한 개만 남고 다 깨져 있었다.

하옇던 나쁜 놈들 많다.

왜 죄 없는 남의 차 등을 차서 부시는지..

블랙박스를 돌려봤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많이 망설였다.

내년에 차를 바꿀 계획이기 때문이다.

난 차를 자주 바꾸지 않고 새 차를 사면 보통 10~12년은 타다가 바꾼다.

이차도 HG가 처음 나오고 바꿨으니 벌써 11년이다.

해서 마지막으로 퇴직을 하는 내년에 새 차로 바꿀 계획이다.

얼마 타지도 않을 차에 타이어도 바꾸고, 범퍼까지 바꾸려니 돈이 아깝다.

하지만 요즘 차 주문이 많이 밀려서 지금 신청해도 1년은 기다려야 한다.

그렇다고 저상태로 타고 다니기도 불안하다.

결국 범퍼도 바꾸고 휠 가드도 바꾸고 나니 50만 원 넘는 돈이 날아갔다.

 

요즘은 자동차 서비스에서 에어컨 휠터나 엔진오일, 타이어를 교체하고

폐기물 처리비용을 따로 내야 한다.

에어컨 휠타 2천 원, 엔진오일 5천 원, 타이어 한 짝당 5천 원이다.

그리고 인건비 때문에 타이어 공기 넣어주는 서비스도 없단다.

무료 점검도 없어져서 모두 유료화되었다.

단순 점검 33,000. 정밀점검 55,000

환경이 어쩌고 하지만 결국은 값을 올리는 편법이다.

이제껏 자신들이 내던 폐기물 처리 비용을 고객이 내게 하는 것이다.

이 제도가 모든 현대자동차 서비스 센터의 정책인지 이 집만의 정책인지는 모르겠다.

이래서 독점이 안 좋은 것이다.

현기가 자동차 시장을 독점하다 보니 차값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제도도 자기들 마음대로 바꾼다.

억울하면 오지 말라는 것이다.

그래도 사람들은 줄을 서서 찾을 수밖에 없다.

요즘 나오는 차들은 스페어 타이어가 없이 그냥 펑크세크 만 준다.

꽤 많은 원가절감이 됐겠지만 그 것이 소비자에게 돌아가지는 않는다.

 

 

 

항상 그렇지만 돈 나올 곳은 없는데 들어갈 곳은 많다.

주인이 나이가 들어가니 살림살이들도 조금씩 같이 늙어간다.

다음번엔 또 뭐가 망가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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