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탈이 났다.
3주 연속으로 사과밭에 노력 봉사를 나갔더니 몸이 견뎌내지를 못했다.
어제는 회사에 연차를 내고 병원에 가서 링거를 한병 맞았다.
토요일 저녁부터 몸이 안 좋았다.
온 몸이 아프고 뼈마디가 쑤신다.
허리 옆구리 안 아픈 곳이 없다.
해서 일요일에는 아무것도 못하고 누워있다가 민망하기도 해서
조금씩 도와주다가 저녁에 내려왔는데
월요일 출근하려고 하니 두통에 어지럼증까지 따라와서 도저히 출근을 못했다.
링거 한 병을 맞고 나니 몸이 확 풀렸는데 오늘 출근해서 보니
한기가 찾아오고 목감기 기운까지 있다.
일단 회사 건강관리실에 가서 감기약을 처방받아먹긴 했더니
조금은 나은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이번주에는 쉬려고 했다.
지난 2주를 연속으로 다녀왔더니 온몸이 정상이 아니어서 이번 주 쉬고 다음 주에
가려고 했는데 여동생들 식구들이 다 온다고 해서 할 수 없이 나도 따라나섰다.
대신 운전은 안 하고 막내 여동생의 차를 얻어 타고 갔다.
사과밭에 갔더니 동생의 처형 부부와 처형 딸, 사위까지 와서 일을 돕고 있었다.
처형 부부도 3주째 사과밭으로 출근을 하고 있다.
막내 여동생이 사과농사를 짓고 있으니 마음이 많이 아팠으리라.
사돈들까지 와서 있는데 내가 요령을 피울 수가 없어서 토요일은 열심히 날랐다.컨테이너 박스라고 부르는 노란 사과 박스를 몇백 개씩 나르다 보니 일을 할 때는 조금 덜 하지만 일이 끝나고 나면 후유증이 나온다.거기다 허리 통증을 잊으려고 막걸리까지 몇 잔을 했으니...
농사일이 쉬운 게 없다.예전에 둘째 외삼촌이 양파, 감자, 알밤, 농사를 지을 때도 매년 찾아서 도왔고그러고 나면 월요일에 변함없이 연차를 내고 한의원을 찾았었다.지금은 외삼촌은 연세가 많으셔서 농사를 대부분 포기하시고 한우만 키우신다.
사과일은 양파나 감자에 비해서는 수월하다.
그래서 이제껏 농사일을 돕고도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이게 나이 탓인지 힘들다.
이것도 나이라고 저녁이 되면 끙끙 앓는 소리가 난다.
사실 돈으로만 계산하면 그냥 인부를 사 주는 게 낫다.
내 연차비 하나면 남자 인부 2명은 충분한 것이고
자동차 운영비까지 계산하면 3명 인부는 살 수 있다.
하지만 돈으로 할 수 있는 게 있고, 돈으로 할 수 없는 게 있다.
가족들이 모두 모여서 이틀 시간 보내자는 동생을 마음을
돈으로 계산할 수 없음이다.
해서 사과를 딸 때나 꽃 적과( 사과 꽃을 솎아내는 작업으로 핀 사과꽃의 대략 80%는 솎아내 진다.)
시에는 내 처남 부부까지 와서 도와준다.
아직도 선별할 사과가 600박스가 넘게 남았고
따지 못한 사과도 비슷하게 남았다.
다 하면 2,500 박스에서 3,000 박스 정도는 되지 싶다.
친구들과 동네 어르신들 모시고 한다는데 걱정이다.
이번 주에는 도저히 못 가겠고,
다음 주에나 한번 거 가봐야 하지 싶다.
집 정리도 마무리하긴 해야 하는데 아직은 사과 농사가 우선이다.
아이고 삭신이야~~~